1. 물리학과 우주가 내게 이야기한 세상

광활한 우주 속 나라는 먼지

by 지은이

철학이란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저 그런 추상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런 내 오만한 생각을 바꾸었던 것은, 어쩌면 철학과는 정 반대편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물리학이었다.


유튜브로 접하게 된 여러 가지 물리학들, 특히 김상욱 교수님의 비디오와 책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알게 될수록, 나는, 그리고 인간은 많은 것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것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빅뱅이 시공간을 창조한 것이라 추론한다. 하지만 우리는 빅뱅이 왜 생겼는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국 시뮬레이션인지, 우주의 끝은 어디인지, 신은 존재하는지, 외계인은 존재하는지 등 많은 것들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없다. 작고 작은 우리가 사는 푸른 행성 지구는 자전한다. 그런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고, 태양계는 우리 은하를 떠돌아다니고, 우리 은하는 다른 은하들 사이에 섞여 떠돌아다닌다. 과학 시간에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배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주의 고작 약 5 퍼센트 만이 우리와 같은 일반 물질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이루어져있다 한다. 누군가 우리에게 그럼 그 5 퍼센트의 일반 물질은 이해하느냐고 물으면, 그것도 정확히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수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을 완벽히 이해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가 아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광년, 은하, 원자 등의 어마어마하게 크거나 작은 개념들은 우리가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주저리주저리 쓰게 되었지만, 결론은 우리는 그저 광활한 우주의 먼지도 채 되지 못하는 작디작은 찰나의 무언가 뿐이라는 말이다.


그래도 각자의 인생의 주인공은 일인칭 시점으로 쓰인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라는 말이 있듯이, 우주가 얼마나 광활하면 뭐 어떻겠냐는 것이다. 우주의 기준으로 우리가 작은 먼지라면, 우리는 우리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내 기준이 있는데 왜 굳이 되지도 않는 절망적인 기준으로 나를 판단한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우리의 기준으로는 키 20 센티 성장이 아주 큰 것이고, 그런 차이가 보잘것 없어지는 우주는 우주가 큰 것이지 우리가 작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전부이고, 한 번만 살아가는 이 삶의 의미는 우리의 기준으로 우리 자신이 부여할 것이다. 인생은 내 눈이 보여주는 일인칭 영화이고, 주인공은 나 자신이니까.


이처럼 우주에 비교해도 한 명의, 나의 삶은 소중한 것인데, 남과 비교해서 무엇하겠느냐. 내 친구는 이번 학기 성적이 모두 A+라고, 얼마나 넓은 집에 산다고, 명품 신발을 신는다고,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고, 내 삶의 가치가 내려가지 않는다. 무한대로 팽창하는 우주에 살고 있음에도 17년짜리 나라는 인생은 소중하다. 외제차 한 대로는 턱도 없는 의미가 내 삶 안에 내포되어 있다.


오늘은 내 전부이자 하나뿐인 삶을 살아가며, 이 소중한 기회에 커다란 우주를 품은 의미를 쥐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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