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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cilia Choi Jan 27. 2024

으르렁 코코

코코가 걷는 곳은 정해져 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소리와 관련이 되어 있지 않나 싶다.

낯선 것과는 상관없이 어떤 포인트에서는 꿈쩍 않고 서있기만 한다.

그래서 코코의 산책 구간 외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안고 다닌다.


얼마전 코코를 안고 뽈뽈뽈 걸어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처음 보는 그 분은 함박 웃음을 띄면서 "어머, 어머~" 감탄사를 그치지 않으셨다.


"저기요, 잠시만 멈춰보세요."

"네?"

아주머니는 우리 앞을 막아섰다.


"어쩜~"

그 분은 나와 그리고 코코의 허락을 받지 않고 코코의 얼굴에 손을 갖다대신다.


"어어어~"

나는 웃으면서 뒤로 물러선다.

'이러시면 안돼죠~'라는 무언의 경고다.


"으르렁~"

사나운 치와와 코코 역시 이빨을 드러낸다.


"개가 사납네요."

"네, 물어요"

물론 코코는 지금까지 누구를 문 적은 없다.

겁쟁이라 꼬리를 말고 도망가면 도망갔지....


나는 웃으면서 하얀 거짓말을 하고 내 갈길을 간다.

'우리 코코가 사나운게 아니라 아줌마가 무례한거라구요!'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어느 누가 길을 가는데 낯선이가 갑자기 나타나 길을 막고 본인 얼굴을 쓰다듬어도 아무렇지 않게 방실방실 웃을 수 있는가?

개도 감정이 있다!!! 일방적인 감정은 넣어두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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