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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지금 Dec 14. 2023

해외 나갈 때 한국 집 정리하기

남편이 지원한 이스라엘의 대학원 입학 승인이 났습니다. 짝짝짝!!


비자절차가 남아있습니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네요.


사실 이스라엘로 가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답니다. 왜냐하면 가장 큰 문제 하나가 초반에 금방 해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아... 이번 여정은 하나하나 잘 풀리고 닫힌 문들도 차례차례 열려 가겠구나.라는 그린 라이트가 반짝하고 제 안에서 켜졌지요.


가장 큰 문제라 함은 바로 한국집이 잘 정리가 되었답니다. 처음 이스라엘로 유학을 생각하면서 크게 다가왔던 숙제는 바로 살던 집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였어요.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1. 매매


바로 현재 사는 집을 팔고 가는 경우입니다. 처음 부동산에는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내놓았습니다.  일단 시세는 주변과 비슷하게 내놓았습니다. 1층 집이라서 많지는 않아도 분명 필요로 하는 분이라면 금방 매매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집을 내놓았고 그 사이에 미니멀 라이프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집을 가급적 단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놓기는 했으나 마음에 계속 갈등이 있었습니다. 팔리게 되면 이후 다른 집을 보러 다니고 그 집을 다시 임대를 내놓아야 하는데 우리가 가진 예산 내에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집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고 시간도 너무 촉박했기 때문입니다. 막상 팔고 나서 적절한 매물을 만나지 못하면 귀국 후 가진 돈으로 이만한 아파트를 다시 매입하지는 못할 것이기에 정리는 해야겠는데 매매가 과연 좋은 방법인지 확신이 잘 서지 않았습니다.


2. 전, 월세


두 번째는 전, 월세로 임대를 내놓고 가는 경우입니다. 마음 급한 저는 열심히 전세금을 은행에 맡겨두면 이자가 어떻게 되는지, 아니면 그 목돈을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 할지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머릿속만 바빠질 뿐 워낙 재테크 등에 문외한이라 구체적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10년 차가 넘어가는 아파트이고 중간에 전혀 보수를 하지 않았던 터라 세부적으로 손볼 데가 많은 집이라 임대를 두기 전에 일단 리모델링부터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도 되었습니다. 다만 매매보다는 현재 집을 보유한 채로 정기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전/월세 방식이 우리 가족의 현재 상황에 더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과 대화 끝에 임대도 열어두기로 했습니다.


3. 그리하여 결론은?


부동산에 전/월세도 올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이틀이 지난 어느 날, 소장님과 두 분의 남자분이 집을 보러 오셨습니다. 집을 한 번 돌아보시더니 그 자리에서 금방 월세로 임대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 아파트에 사신다는 친구분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고 오셨다는 임대인분은 이미 집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계셨고 가계약부터 이사날짜 협의 등도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놓고 낙서를 해둔 흰 벽지도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하셔서 초반에 걱정했던 리모델링에 대한 부담도 한결 덜해졌습니다.


한국집을 정리하는 부분을 두고 나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보이지 않는 큰 손이 싹싹 일을 진행시키듯 순식간에 집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매매보다는  규칙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월세로 한 것이 학업 이후 다시 귀국하게 될 우리 가정에 훨씬 더 맞는 선택이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가장 큰 숙제였던 한국집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 다른 짐정리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 오면서 단련시켜 온 비움과 정리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꼭 필요한 물건만 잘 챙겨서 해외 살이 짐을 싸보려고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국에서 들고 갈 물건 목록을 작성해보려 해요. 읽으시면서 아낌없는 조언 해주시길 미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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