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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구일 Apr 24. 2024

비가 오잖아.

매일 같은 시각에 나오는데

비가 오잖아.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퍼뜩 계단으로 뛰어올라갔잖아.

우산을 쓰고 겨우 제시간에 역사에 도착했는데

비가 오잖아.

지하철이 늦잖아.

나도 늦잖아.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빗방울이 흐르는 창이 보이잖아.

온통 젖어버린 세상이 아름답잖아.

가끔은 우울함이 한 스푼 섞인 고요함도 좋잖아,

지각의 이유를 변명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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