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그림 이원율 은행나무
용산가는 길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차량 행렬을 보았다. 요즘 어떤 특별전시를 하는지 궁금해서 알아보니 11월 30일부터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구스타프 클림프에서 에곤실레까지'전을 연다고 한다. 마지막 주 수요일은 반액 할인이니까 가볼만 하겠다.
에곤실레가 클림프를 찾아가 자신의 스케치를 보여주었을때 클림프는 나보다 잘그렸다며 '너무 무서운 재능'이라고 했다. 클림프는 모델 발부르가 노이질을 실레에게 소개해 준다. 이후 노이질은 실레의 모델일을 하며 같이 살기까지 한다. 이때 실레 나이 21세, 노이질은 17세, 그러나 정작 결혼은 안정적인 배경의 하름스와 하고 아이까지 갖는다. 실레는 이때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앞으로 태어날 아이까지 세사람을 그린 '가족'을 그린다. 이 그림을 보면서 이중섭이 제주도에서 그린 가족 그림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1918년 임신 6개월의 하름스는 돌연 사망하고 실레도 사흘후 스페인 독감으로 세상을 떠난다. 실레 나이 28세, 무서운 재능의 천재는 하늘도 두려워 먼저 데려가는 것일까. 한편 실레에게 버림받은 노이질은 이후 실레를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고 1차 세계대전에 종군 간호사로 일하다가 1917년 성홍열로 사망한다. 위험한 당시의 상황속에서도 실레와 노이질이 살아남았더라면 다시 결합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