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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sbird May 09. 2024

글, 동반의 발견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한 첫 몇 달간은 '매일'에 목숨 걸었다. 정말 몸이 아파 정신이 가물가물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했고, 해외 출장 가서 쉬는 시간도 거의 없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 글을 썼다. 그땐, 그렇게 힘들게 따라가지 않으면 챌린지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았고 매일 글쓰기를 한 달 동안 완성해야만 나오는 수료증이 너무 욕심이 났다. 


겨울철만 되면 수시로 아파버리는 불량스러운 몸 덕분에 매달 꼭 일주일 이상은 건강문제로 글쓰기를 놓쳤고, 몇 개월동안 챌린지를 참여를 하면서 완료 수료증을 받은 건 딱 한 번뿐이었다. 목표한 만큼 매달 완수는 못했어도 아등바등 글을 써냈다. 


챌린지를 시작한 지 벌서 7개월째. 챌린지를 대하는 나의 태도와 마음은 처음과는 많이 다르다. 하루 일정이 바쁘면 글쓰기는 과감히 포기한다. 글을 쓰지 못했다고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 글쓰기를 빼먹기 시작하면 다음날도 빼먹는 건 더 쉬워지지만, 예전처럼 쉼을 포기하고 무리해서 글을 쓰진 않는다.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줄어들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에 더 신중해서다. 


글 쓰는데 속도를 붙이고, 부담을 줄이고,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시작한 매일 글쓰기 챌린지다. 조금 하고 그만두려고 했던 챌린지는 어느새부턴가 쑥 하고 내 일상 깊숙이 들어와 버렸고, 글쓰기를 통해 삶이 변해나가는 걸 경험하면서 글쓰기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내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는 한평생 계속하고 싶은 활동이 되어버렸다. 


연애 초반기엔 상대에게서 조금만 연락이 안 와도 불안하고 조급하다. 연락이 보통 때보다 조금이라도 뜸하다 싶으면 맘이 식었나 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관계가 안정적이 되고 상대에 대한 신뢰가 쌓일수록, 핸드폰을 붙잡고 연락을 기다리는 횟수는 줄어든다. 오늘 연락이 뜸해도 이 사람은 내 사람이란 믿음이 있어서다. 


오늘 글을 쓰지 못해도 더 이상 목표달성에 실패했다고 속상해하지 않는다. 어차피 글쓰기는 나와 오래 함께할 동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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