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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국현 Feb 13. 2024

아부지 일기, POD출판하다.

<백혈병, 삶의 전투를 받아들이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원고가 모였다.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였다. 아무런 연락이 없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웬지 맘에 쓸쓸해진다. 원고는 노트북 한 구석에 숨어있었다. 


   

   계절이 바뀌었다. POD출판, 부크크라는 플랫폼을 알았다. 숨박꼭질 하고 있던 원고를 찾아 끄집어 내었다. 오랫만에 보는 글이 새로웠다. 눈에 보이는 어색함을 지우고자 다듬고 다듬었다. 


   

   책은 그동안 5권 집필했었다. 부동산 관련 전문서적 또는 실용서적이었다. 출판사의 생리를 알고 있다. 돈 못버는 구조, 상위 10%의 출판사만이 존재감이 있다. 출판사는 벤처기업이다. 한권의 책이 출판사를 먹여 살린다. 저자 한명 잘 만나면 돈 버는 구조이다. 그런 저자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출판사는 기본적으로 1,000권 팔리는 책이 아니라면, 출판하지 않는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은 스스로에게 300권이 팔릴 것 같은지 자문해보기 바란다. 못 판다. 일단 사람들이 사주지 않는다. 그래서 출판이 어려운 것이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글쓰기 관련하여 어쩌구 저쩌구 하는 광고들이 있다. 글쓰기 가르쳐 주고, 책을 내준다는 광고이다. 먹고살기 위한 기형적인 돈벌이 수단이다. 책을 내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물고, 그들의 꼭두각시가 된다. 


   처음으로 써본 에세이다. 백혈병에 걸려 번뇌하였던 글이다. 초고를 완성하고 지인들에게 읽어보라고 하였다. 좋은 글이라 칭찬을 한다. 나을 위로하는 멘트라는 것을 알지만, 그냥 묻어두기에 자존심이 상한다. 부크크에 접속하여 본격적으로 POD출판을 준비하였다. 수백번을 읽으면서 단어를 다듬고 문장을 고쳤다.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다.


   내가 영업하고, 마케팅하여 300권 팔 자신은 있었다. 그러면 해 볼만한 것이다. 책이 나왔다. 나 스스로에게 감동을 한다. 출판사가 진두지휘한 부동산 서적처럼 몇 천권 팔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하나 둘 팔면 된다. 영업사원이 되었지만, 즐겁다. 


   POD출판을 처음 도전하면서 알았다. 기존 출판사에 굳이 투고를 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1,000권 못 판다. 돈이 목적인가? 그렇다면 상위 1%의 글쓰기 실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글쓰기가 목적인가? 그렇다면 재미있게 즐기면 된다. 1년에 수만권의 책이 새롭게 나온다. 99%가 안 팔리는 책이다. 


   우리는 즐겁게 살아야 한다. 글쓰기가 재미있어야 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백혈병 걸리고 제주도에 살면서 하루 하루 번뇌한 일기였다. 딸과 아들이 인생을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쓴 글이었다. 딸이 나에게 카카오톡을 할때, 첫 마디가 "아부지"다. 책 제목은 그렇게 나왔다. "아부지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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