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사과는 미끄러진다.
여기 한 개의 붉은 사과가 있다.
뭘 쓰려고 하면 입이 궁금해진다. 커피에 곁들여 웨하스, 치즈샌드를 드시고도 입께서는 사과가 드시고 싶다한다.
사과 한 알을 뽀득뽀득 닦아 접시에 올렸더니 세상에나, 너무 유혹적이어서 칼을 대지 못하겠다.
한 채의 향그러운 침묵궁전. 하나의 우주인 붉은 球. 하나의 악기, 속삭임이 아닌가.
시집, 《장미의 내용》(창비, 2011)에서 사과는 여러 의미로 미끄러지며 변주된다. 사과의 변주는 세번째 시집 , 《사과 얼마예요》에서는 인간의 '원죄라는 소문' (사과 따기)등등 더욱 본격적으로 변주되며 미끄러진다.
"가을의 큰 사각형, 페가수스 네 변이 사과의 둥근 틀에 내려와
마지막 조율을 마친 그 후였다 사랑이 무거워져 불현듯 휘고 굽이쳐
온몸이 물소리를 낸 건 " [한 개의 붉은 사과] 부분. (시집, 《장미의 내용》에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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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