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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인 Nov 04. 2023

흙을 쥐고 걸었다/ 조정인

위령성월

_흙의 무렵.


11월은 흙에 가까운 시간이다. 모든 게 떨어져 누우니 그렇다.


가톨릭은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하고 죽음을 묵상하고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한다


서리가 내린 11월의 언 흙덩이를 주먹에 꼭 쥐고 걸은 적이 있다.


흙 속에 숨쉬는 '시간의 가역'에 대해 생각하며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쓰게 된 시가 있다.


졸시, 흙을 쥐고 걸었다-가 그것이다.


"흙덩이에 삽날이 닿아 스적이는 소리에 등이 아팠다 당신인 듯 낯선 망자가 맞는 첫 새벽이 멀리서 뒤척였다"

 

 -조정인, 「흙을 쥐고 걸었다」 중에서. 시집, 【사과 얼마예요(2019, 민음사)에 수록.


1104. 인.


#위령성월

#흙을쥐고걸었다

#사과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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