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시집 - 첫 번째 ,
꼭 죽고 싶을 때,
누가 말을 건다
네가 뭘 했다고 죽으려 하는가
잘하는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없어서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벼랑 끝에 있던 나를 밀어버리곤
나는 꿈에서 깨어난다
살고 싶어졌다
숨을 쉬고 싶다
악취를 맡고 싶다
살아있는 것들의 냄새가 밀려온다
눈을 뜸과 동시에
집 앞 작은 철공소에서
또 쇠를 줘 팬다
쇠는 단단해지라고
사람은 인간이 되라고
그리 쥐어패던 때를 떠올린다
아무도 왜 사냐고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귓불에 묻은 죽음의 소리들을
털어내고
나는 또 생명의 소리를
욱여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