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
언제부터라고 딱 끊어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또래의 아이들이 대개 그랬듯 예전부터 나는 케이팝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오히려 처음에는 또래 여자아이들이 남자 아이돌에 열광할 때 '왜 저렇게까지 저들을 좋아하지? 저들의 매력이 도대체 뭐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을 정도로 나는 케이팝에 대한 열광 측면에서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f(x)의 설리에게 '덕통사고'를 당한 이후로 비로소 나는 아이돌에 열광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이 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또래는 눈물을 흘리며 '오빠'를 외칠 때 나는 '언니'를 외쳤다는 점이지만 말이다.
대학교 때 나는 소위 명문대에 있는 학과들 중에서는 크게 관심이 가는 학과가 없어 취업이 가장 잘되고 '입결'이 가장 높다는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면서 '산업'과 '기업'이라는 개념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그저 예쁘고 매력적인 아이돌들에 빠져있던 평범한 고등학생은 그렇게 이들을 '흥행', '매출', '전략' 등의 상업적인 틀을 통해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아이돌 빠순이'라기보다는 '아이돌 박애주의자'이다.
즉, 한 그룹만 파고들면서 좋아한다기보다는 굉장히 다양한 아이돌을 알아보고, 좋아하고, 또 지켜본다는 뜻이다.
거기에 경영학과의 렌즈까지 겹쳐지게 되면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아이돌 산업에 대해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다.
마치 내가 아이돌 제작자라도 된 듯 나는 그들에 빙의하여 많은 생각을 하였다.
'이 그룹은 어떻게 조합을 하는 것이 더 나을까?', '이 회사는 어떠한 점이 강점일까?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그러면서 내 머릿속에는 정말 많은 분석과 의견들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누군가 나에게 아이돌에 대한 질문을 물어올 때마다 전문가마냥 술술 설명을 하고 내 의견까지 근거와 함께 답변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어느 날 이 지식과 생각들이 이렇게 휘발되기에는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돌 산업 상 접근성이 좋고 흥미로운 산업이기에 나 정도의 분석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오로지 나만의 시각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부터 국내 케이팝 아이돌 기획사별, 그룹별 고찰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보고자 한다.
당연히 전문가의 견해는 아니니 가볍게 보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앞서 언급하였듯 나는 '걸그룹 박애주의자'이기에 대부분의 고찰 및 견해가 걸그룹에 상당히 치우쳐 있을 것이다.
가능한 선에서 보이그룹도 다루도록 하겠지만, 아마 대개 걸그룹에 대한 얘기가 될 테니 이를 미리 짚고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