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Charles Darwin의 진화론 Evolutinary theory, 進化論에 대한 나의 물음은 ‘진화’가 ‘발전’이나 ‘진보’를 의미하는가는 것이다.
‘생존에 적합한 종種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게 되고 부적합한 종은 멸종한다’고 다윈이 과학적으로 입증한 ‘진화론’에서 ‘진화’의 의미는 발전이나 진보보다 ‘생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은 종이 ‘생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윈의 과학, 즉 자연에 대한 관찰을 법칙화 한 것이다. 그러니까, ‘진화론’은 생물 종의 ‘진화’에 관한 이론이지, 생물 종의 ‘발전’이나 ‘진보’에 관한 이론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것이 나의 물음이다.
‘진화론’, ‘생존경쟁’에 근거한 ‘경제적 자유방임, 제국주의, 인종차별, 민족 우월주의, 군국주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사회적 진화론자들의 입장은 정당한 것인가. 그 정당성은 어디에 기인하는가? 과학일까? 그렇다면 과학의 과학다움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사회진화론자들에 따르면 ‘이성, 평등, 휴머니즘, 세계시민주의’와 같은 주장은 ‘생존경쟁’이라는 자연의 법칙,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만일 그렇다면 ‘경제적 자유방임, 제국주의, 인종차별, 민족 우월주의, 군국주의, 침략 전쟁’은 자연의 법칙, 사회의 질서이니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성, 평등, 휴머니즘, 세계시민주의’를 주장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생존경쟁’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과정일 뿐이고 ‘이성, 평등, 휴머니즘, 세계시민주의’는 ‘생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함께 생존할 것인가’와 같은 인류의 발전 혹은 진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와 같은 주장과 물음과 실천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류의 발전이며 진보라고 말이다.
‘이성, 평등, 휴머니즘, 세계시민주의’는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은, 생물 종은 ‘진화’가 아니라, 혹은 ‘진화’만 아니라 즉, ‘생존’을 위한 ‘경쟁’인 ‘경제적 자유방임, 제국주의, 인종차별, 민족 우월주의, 군국주의, 침략 전쟁’이 아닌 방식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생물 종의 존재 방식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학을 ‘진보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그것은 ‘생존경쟁, 경제적 자유방임, 제국주의, 인종차별, 민족 우월주의, 군국주의, 침략 전쟁’이 아니라, ‘이성, 평등, 휴머니즘, 세계시민주의’를 정당화하는 과학일 것이다.
2024. 11. 11.
ㅣ아래의 내용은 <이야기 세계사2>(이구학, 청아출판사, 2006)의 ‘진화론’ 장에서 옮긴 것들이다.
모든 어린 생명이 다 생존하는 것은 아니며 더욱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니다. 자연도태의 원칙에 있다. 생존에 적합한 종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게 되고 부적합한 종은 멸종한다. 예를 들면 기린은 살아남기 위하여 목이 길게 발달되었으며, 카멜레온은 피부색을 바꾸는 생체 조직을 개발하였다. 아주 조그마한 생체조직의 변화라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종은 계속해서 발전시킨다. 수 세대에 걸쳐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면 낡은 형태는 소멸되고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서 새로운 종을 이룬다.
지구가 처음 생성될 때 존재하였던 종이 현존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현존하는 종은 원형으로부터 형질이 변화하여 현재 생존하는 데 유리하도록 바뀐 것들이다. 인간도 이 같은 자연의 법칙으로 진화되어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다.
식량의 증가가 인구의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필연적인 '생존경쟁' 현상이 나타난다.
진화론은 사회적 다윈주의자들에 의해 생물학적 생존경쟁을 경제,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된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방임, 개인주의를 자연의 법칙으로 받아들인다.
성공한 기업가란 치열한 기업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그 능력을 증거한 것이며, 이들의 성공은 자연의 법칙을 따른 정당한 것이며 사회 유지에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사회진화론자들은 기존의 지배질서 전반을 자연의 질서로 정당화하였고, 이러한 질서에 대한 도전은 자연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치부하였다.
서구인들은 다윈의 설을 빌려 제국주의, 인종차별, 민족주의, 군국주의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시행한다. 현실에 적응한 생명체가 생존할 자격이 있고 또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우수한 인종이 열등한 인종을 착취하는 것을 당연한 자연의 계율로써 받아들인다. 한 생명의 번성을 위하여 다른 생명이 말살되는 것도 당연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복하는 민족이다. 따라서 우리는 피에 복종하여 필요하다면 새로운 영토를 점령하고 새로운 시장을 빼앗아야 한다.(미국의 의원 비버리지)
전쟁은 가장 본질적인 생물학적 욕구이다.(프러시아의 장군, 베른하르디, 《독일과 다음 전쟁》)
유럽인들은 신체와 마찬가지로 지적 및 도덕적 자질에서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 야만생활을 하던 유럽인들을 오늘의 문화와 진보로 이끈 그 능력과 힘이 야만인을 정복하고 자신의 수를 늘어나게 하였다.(월리스 1864)
앵글로 색슨 계통의 영국과 미국인들, 게르만 계통의 독일인들은 인종적 우월감에 빠져서 자신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슬라브족을 정복하고 다스릴 사명을 위임받았다고 외쳤다. 그리고 군사적 제국주의의 침략 전쟁을 자연현상으로 덮어씌웠다.
계몽철학자들의 주장인 평등과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천부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무시하였다. 진화론자들은 인류를 열등한 인종과 우월한 인종으로 가르는가 하면 인종과 인종 사이, 또는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를 서로 적대시하게 만들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민족과 국가는 생존할 권리가 있으며 패배한 민족과 국가는 멸종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진화론자들에 의하여 정당화되었다. 이들에게 휴머니즘과 범세계시민주의란 찾아볼 수 없는 덕성이었다. 따라서 진화론자들은 '무엇을 위한 진보인가?'라는 궁극적 물음에는 답을 할 자격이 없었다.
진화론 그 자체는 인간 이성이 이룩한 훌륭한 업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회적 진화론자들은 이것을 변용하여 영토확장, 군비증대, 민족 간 불신, 국가 간 적대감을 악화시키는 일에 사용하여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길을 예비하였다.
ㅣ한국어 사전
-진화進化 evolution, development
생물의 다양성이나 적응성이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변화되거나 전개되어 온 과정
-발전發展 advancement, growth, progression
사물이 보다 낫고 더 좋은 상태로 나아감
-진보進步 progress, liberal, advancement, improvement
정도나 수준이 차츰 향상하여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