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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Dec 20. 2024

너의 마음 속으로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전람회, ‘기억의 습작’ 중에서)          


‘전람회’ 하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만 같은 노래다. 그 노래의 절정에 있는 가사라서 먼저 귓가에 맴도는 것일 게다. 때론, 그 노래를 열창하는 이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은 것이다. 노래 가사처럼 그 사람의 마음을 안다면 기쁘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혹은, 더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일 게다. 그렇게 바라는 대로 관계가 흘러가도록 하고 싶어서 일 게다.     


그 사람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마치 들어가 본 것 처럼 마음을 알아차려 행동하기도 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그러려면 그 사람의 마을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헤아림의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내 마음 챙기기도 힘들 만큼 먹고 살기 바쁘다 보면 헤아림이 힘들 수도 있다. 그런 서로의 사정을 헤아리기 힘들 만큼 생활에 쫒기다 보면 서운해지기도 소원해지기도한다.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이에서라면 서로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법도 한데 좋아하는 만큼, 사랑하는 만큼 더 어렵기도 하다. 그 이도 내 마음과 같기를 그 이와 한마음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그럴 수 있지 라며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덜 좋아하는, 덜 사랑하는 것일까. 더 좋아하니까, 더 사랑하니까 그런 것일까.     


어쨌거나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마음을 비우기가, 내려놓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부단히 마음을 다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4. 12. 20.



*‘전람회’의 서동욱 님이 별세했다는 소식에 음악을 들으며 추모합니다. 


전람회 -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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