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크 알리가 주장하는 ‘극단적 중도파’ 정치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유럽 정치는 별 차이 없는 쌍둥이 정당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미국 정치를 닮아갔다.”(극중10) “그들은 자신들로 인해 삶이 파괴된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기를 거부한다.”(극중13)
“권력을 쥐고 있을 때 그들은 진지한 비판을 전부 반역으로 취급하는 편집증적 경향을 보이고” “정치적 차이가 축소된 탓에 권력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거나 퇴임 후 벌이가 쏠쏠한 고문 자리를 얻고 돈을 긁어모을 수단이 된다.”(극중13)
“‘각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가 대처의 모토였다. (…) 처음에는 공공주택 사유화가, 나중에는 새로운 소비주의를 부추기기 위해 설계된 문턱 낮은 담보대출 기구를 통한 가계 부채의 제도화가 그 연료 구실을 했다.”(극중14)
“이제 정치적 차이는 어떤 정당이 더 나은 광고업체와 홍보 전문가를 채용했는지 그리고 신노동당과 토리당 중 어느 쪽이 시장조사에 더 잘 반응하는지 따위로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평범하고 비전 없는 정치인들이 탄생하고 정치가 시시한 짓거리로 추락한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극중15)
“새로운 체제 변동으로 워싱턴은 자본주의의 절대적 지배라는 디스토피아적 비전과 새로 짝을 지었다. 군사력을 해외에 배치하고 사회의 가장 빈곤한 계층에서 최상위 부유층으로 소득을 재분배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극중16)
“영국에서는 소득세 인하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소유 공공주택과 여타 국유 자산의 매각을 통해 개인의 탐욕을 뻔뻔스러울 정도로 부추겼다. 이런 와중에 금융 규제 완화 덕분에 벼락출세한 기업가 계급이 등장했다. 이들은 안전 규제나 직원들의 노동3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극중16)
“독일은 ‘특별한 지리적 환경’ 덕분에 냉전의 응석받이 자식으로 대접받았다. (…) 전쟁이 끝나자마자 연합 정치의 기술을 익혔다. 매우 흥미롭게도 녹색당의 지도자들이 사회민주당과의 연립정부에 참여해 해외 전쟁과 국내의 신자유주의를 고취하면서, 독일의 중도파는 온건한 형태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탈바꿈했다.”(극중18)
“2008년의 위기는 금융화 된 신자유주의 세계 어느 곳에나 거대한 일격을 가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무너졌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비극적 상태로 추락해 수많은 청년들이 (…) 이민을 떠났다. (…) 부패한 정치인들이 다스리는 대다수 동유럽 국가들은 자본주의에 이런저런 부류의 범죄단을 공급하는 무법천지 상태에 있다.”(극중19)
“이의를 제기한 몇몇 주류 경제학자들은 사사건건 트집이나 잡는 카산드라라고 무시당했다. 반면 정치 엘리트와 중앙은행 간부들은 긴축의 필요성을 두고 똘똘 뭉쳐서 대체로 수동적인 ‘적’에 맞서 유사 내전을 벌이고 있다.” “서구 세계는 마치 로켓 엔진을 단 듯한 전대미문의 경제 변동을 겪었지만, 정작 이에 발맞춘 정치 구조의 변화는 없었다.”(극중19)
2021. 7. 3.
-T. 알리:『극단적 중도파』, 장석준 옮김, 오월의 봄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