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해 Aug 10. 2024

나는 누구인가, 그 철학적 사유의 출발




2024.08.11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어릴 때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시키는 대로 하다가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며 알 수 없는 반항기를 거치고  인생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나름대로 생존도구를 장착하느라 또 정신없이 수많은 스펙을 쌓고 가정을 이루고 가족을 구성해 살다가 조금 안정을 이루는 마흔 쯤에 대부분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심각한 명제에 한번 정도는 봉착하게 된다.

누구나 이 근원적인 질문에 빠져들 수 없어 어떤 사람은 스쳐 지나가며 어떤 사람은 그야말로 필이 꽂혀  그 후의 인생의 향방까지도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활인은 가슴 한곁에 이 화두를 밀어내고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완수하느라  하루하루를 딴생각 못하고 열심히 인생계를 살아내고  더 이상 조직이 나를 필요치 않는 환갑즈음 또다시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원적 질문과 대면한다.

생명은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는  탄소와 수소와 산소와 질소의 결합과 분해가 반복되는 automatic sequencing 과정이라고 한다.
우주의 탄생부터 우연과 필연이 끊임없이 반복된 결과가 생명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이 자기 내부를 둘여다 보면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명제를 풀어나가면서 새로운 자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첫째, 우리 인간도 지구의  여늬 생명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인간에 대한 자각
 둘째, 우리가 사는 지구도 우주의 수많은 별 중에 변방에 불과한 조그마한 행성에 불과하다는 공간적 자각,
셋째, 지질학 혁명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어린 지구가 아닌 나이 든 지구라는  시간에 대한 자각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의 해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인류는 인간과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덤으로 얻었고 이 새로운 자각으로 그동안 인류를 구속했던 종교, 인습, 미신을 떨쳐내고 우주로 나아가게 된 단초가 된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누군가에 대한 가장 원론적인 대답은 우리는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생명, 즉 살아간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말로 죽어간다는 것이다.
생명과 무생명과의 차이는 속도차이다.  생명현상은 무수한 단계를 조절하여 계단을 만들어 죽음을 서서히 조절하는 행위다.
삶과 죽음의 경계 따위는 없다는 자각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통찰을 넘어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의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투신, 그 역설적 상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