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램프 Aug 17. 2023

사색(四色) 미각이 전하는 은밀한 메시지

미각 절대 지킴이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해서 나라 규모에 비해 다양한 계절 음식이 발달돼 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수준이 높은 한식을 맛볼  있는 전주라는  고장에서 태어나고 현재 살고 있다. 맛의 고장의 딸로서 나의 사계 음식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있다.




지금은 현재 여름이다. 한국의 무더운 여름, 태양이 뜨겁게 빛나는 날씨 속에서 시원함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중 하나가 바로 냉면이다. 냉면은 마치 차가운 바람을 불어오는 것 같은 상쾌함을 전해준다. 바쁜 무더위 속 한 그릇의 시원한 냉면은 사람들에게 쉼을 준다. 냉면의 얇고 탄력 있는 면은 입안에서 살짝 튀어나와 척척한 식감을 선사한다. 이 얼음처럼 차가운 면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물들이며, 먹는 순간에도 입안에 신선한 바람이 스치듯 느껴진다. 시원한 육수는 상큼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에 퍼지면서 땀을 흘리던 몸을 달래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나는 냉면 중에서도 비빔냉면이 단언컨 최고라고 생각한다. 비빔냉면에 올려져 있는 양념이 나의 미각을 자극하며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주고 비빔냉면이 물려질 때쯤 얼음 육수 반사발정도 넣어주면 양념이 잘 베인 매콤 새콤한 새로운 나만의 냉면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밤이 어느덧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때가 돌아오면 팔딱팔딱 뛰는 대하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항상 여름이 끝나는 어느 밤에 가족들과 대하를 파는 식당에 들어가서 대하라면을 먹는 것까지 마무리하고 나온다. 가을 대하는 푸른 바다의 보석 같은 식재료로 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로 감동을 주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냄비 위에 소금바닥에 깔린 대하가 익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약간의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하의 강렬하고 진한 맛을 한입 베어 물면 절로 소주가 생각이 나는 음식이다.

그렇게 가을의 계절의 풍경과 맛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겨울을 맞게 된다.    




겨울이 깊어지면, 얼어붙은 공기가 내 옷까지 뚫고 들어와 차가운 손길로 내 피부에 얼음 조각을 감싼 것처럼 추위가 피부를 관통하고 나의 두 볼에 홍조를 띤다. 겨울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따뜻한 국물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적엔 겨울만 되면 엄마가 끓여주시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사골육수이다. 오랜 시간 뼈를 끓여 뽀얀 국물을 선보이며 그 위에 소금과 파를 뿌리고 밥을 말아서 김치와 곁들여 먹곤 했다. 이걸 왜 먹어야 하냐며 투정 부리던 때가 생각나곤 한다. 어릴 때 사골국물을 질리도록 먹어서 그런지 이제는 기피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겨울에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뜨끈하고 얼큰한 국밥이다. 국밥 한 그릇이면 얼음장 같은 미각과 몸이 사르르 녹아나기 때문이다. 국밥도 종류마다 다양하다. 순대국밥, 내장국밥, 콩나물국밥, 짬뽕순대국밥 등 저마다의 매력이 돋보인다.     



 

뜨끈한 국밥으로 온몸을 따스하게 녹이다 보면 어느새 초록색 풀잎들이 나온다. 마치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해 달라고 뽐내는 것처럼 형형색색의 식물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그중 올봄 가장 많이 먹었던 나물 반찬은 미나리 김치이다. 미나리 김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먹었던 것 같다. 그만큼 식욕을 돋굳는데 일조를 하였고 미각을 싱그럽게 만들어주었으며 봄의 신선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품은 듯한 특별한 존재이다. 새콤 매콤한 맛으로 나를 중독되게 만들어 주었다. 봄철에 나타나는 다양한 무궁무진한 식물들이 마치 자연의 예술작품으로, 그 아름다움과 맛을 나타내며 봄의 신비를 내내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나물들로 만들어진 음식 중 미나리 김치 다음으로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전주 사람들은 사 먹지 않는다는 전주비빔밥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한옥마을로 찾아가 전주비빔밥의 맛을 본다. 무엇이든 남이 해준 음식은 맛있기 마련이다. 전주비빔밥은 다양한 나물을 맛볼 수 있으며 고기, 계란, 고추장과 어우러져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며 봄의 신선함까지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나의 사계를 담당해 주는 음식들로 계절을 맞이한다. 삶이 무료하고 지루해질 때쯤 계절이 바뀌며 나에게 미각과 마음의 설렘을 안겨주는 사계절을 오래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계절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와 환경의 변화가 우리 주변의 자연과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안겨주는 사계의 설렘에게 보답하듯 환경에도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속적인 환경 보호와 지구온난화 방지노력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환경보호가 철저해져 나의 후손들 까지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사계 음식에 대한 소개가 끊기질 않길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오히려 좋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