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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램프 Sep 03. 2023

추억재산

찰나의 기록

첫 등교, 첫 친구, 첫 짝꿍, 첫사랑, 첫 결혼, 첫 출산, 첫 여행 이 모든 순간의 추억을 남겨주었던 것은 사진이다.  어렸을 적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고 남기고 싶었다. 어렸을 적 유난히 가족여행이 적었지만 집에서의 추억이 가득했다. 앨범을 펼쳐보면 대부분이 집이다. 그래서 우리 집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그 집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이 가끔 떠오르게 된다. 엄마 아빠가 금빛 미소를 띠시며 돈을 세시는 모습, 아빠의 잘못으로 엄마와 다투시는 모습, 엄마가 도넛을 만들어주시는 모습, 우리 가족이 온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 두고 집에서 삼겹살을 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앨범 속에는 싸우거나, 울거나,  좋은 일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으로 남겨두었다는 것은 그날의 온도, 기분, 상황을 기록하고 싶은 긍정적인 마음이 컸을  남겨 두기 때문이다. 친정에 가면 엄마의 책장 아래에 우리 가족 앨범들이 차곡히 꽂혀있다.  번씩 나의 과거 사진을 보며 꽃을 피우고 싶을  꺼내본다. 예쁜 추억들을 소환하면서 이제는 없는 10대와 20대의 나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의 생김새, 입은 , 표정, 배경이 그날의 상황을 상기시켜 준다. 이렇게 소중한 추억 재산을 훼손되지 않게 모아둔 엄마에게 감사하다.     





나 역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이제는 모든 과거 사진 중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사진을 제일 소중히 여긴다. 나의 천사들의 짧은 팔과 다리, 볼살이 오동통한 모습이 너무도 그리울 때가 많다. 이럴 땐 정말 셋째를 낳아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직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외출을 할 때 종종 스티커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그날의 사진 한 장은 우리의 추억 재산 중 일부가 되어준다. 아이들에게 찬란하고 예쁜 모습을 차곡차곡 담아주고 싶다. 나중에 성인이 되면 유년 시절 추억으로 인해 현재의 감정을 행복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 추억 재산으로 물려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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