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이틀 만에 구순염 났고요.

남편이 1월에 대상포진, 작은애가 2월에 수두에 걸린 거에 비하면

내 구순염은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글로 푼다.

2월부터 준개강 수준의 긴장도를 느꼈고

2월 마지막주는 두더지게임처럼 올라오는 보고서에 개강한 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개강 이틀 만에 아침부터 입술이 간지럽더니 구순염에 당첨!

내 구순염의 역사는 제법 됐다.

7년 전인가 동네엄마들 사이에서 소외감에 어쩔 줄 몰랐던 시절 처음 구순염이 내게 왔고

3년 전, 소아암쉼터 생활을 하던 중에 다시 왔고

그러고 박사 3학 차에 접어든 지금 또 온 거다.

임상심리전공이라 종합심리평가 보고서를 쓰고 슈퍼비전을 받곤 하는데

이번 슈퍼비전에서 나의 밑장이 드러났다.

병리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보고서를 쓰니 구멍이 많다.

일단은 BGT 검사 실시할 때 카드를 거꾸로 제시하는 실수를 했다.

로샤도 실시할 때 질문을 놓쳤고 채점에서도 우수수 틀렸다.

자괴감이 든다.

보고서 수정해서 다시 보내야 하는데 한숨이 푹푹 나온다.

기승전결로 쓰는 보고서는 갈 길이 멀다.

임상과 상담 수련을 병행하다 보니 보고서가 매우 많고

여기에 소논문, 전공 4과목 수강...

10시부터 5시까지 꼬박 노트북 앞에 앉아있어도 하루의 계획치를 다 못 한다.

점심은 건너뛰기 십상이고 하루에 만보 걷는 날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학교와 집 말고는 마음에 여유가 전혀 없다.

우아아아아

보고서 쓰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