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비 아이디어의 출발점에서 빠른 MVP 검증까지
저는 ‘피봇’이라는 것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기존에 하던 분야에 축을 꽂은 채로 타겟 고객을 재설정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피봇이고, 둘째는 기존과는 아예 다른 분야로 진입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하는 피봇입니다. 저희는 첫째 방식의 피봇을 희망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더라도 저희 팀의 비전인 “요람부터 무덤까지, 모든 문화예술 경험의 한계를 없애다” 을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지금의 ‘브라비’의 모습을 구상하고 시작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지인 분께 삼성전자에서 매주 점심시간 로비 연주회를 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콘서트홀이 아닌 일반 회사의 로비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매료되어 리서치를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옥에서 다양한 형태로 연주회를 활용함을 파악했습니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는 매주 수요일 피아노 로비 연주회를 하고 있었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1년에 약 12~16회의 실내악 로비 연주회를 선보이는 등의 활용이었죠. “점심시간 로비 연주회를 더 많은 사옥에서, 더 쉽게 도입할 수 있으면 어떨까?” 이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때는 문다 서비스도 계속 운영하고 있었고, 팀에는 저 포함 2명 밖에 없었어서 정말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피봇 결정 전, 자금난으로 팀 규모를 6명 → 2명으로 down-sizing 해서 리소스가 없었거든요. 그때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덕분에 더 린하게 MVP를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도 그냥 “문다 for business” 라고 짓고, 문다 선생님들 중 몇 분께 연락해 연주팀을 꾸렸습니다.
이제 MVP로 실제 로비 연주회를 개최하고, 고객사와 임직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일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이때 정말 운이 좋게도, 저희 투자사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재단인 ‘디캠프’가 첫 유료 고객사가 되어주셨습니다. (처음부터 유료 고객사였던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당초에는 MVP test bed로 디캠프 건물인 ‘프론트원’ 로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논의를 하다가, 담당자님께서 저희 로비 연주회 아이디어의 취지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셔서 유료 고객사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이때의 인연으로, 디캠프은 지금까지도 브라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감사한 고객사입니다.)
MVP로 진행한 연주회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월요일 점심시간, 프론트원 (디캠프 건물) 로비에 3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연주회 감상 후 호평을 했고, 즉시 다음 연주회 관련 논의도 오고갔습니다. “로비 연주회”의 필요성에 대해 직접 실감하고 느낀 순간입니다. 디캠프 연주회 후, 1달 뒤에는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로비 연주회를 진행했고 서비스화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임직원 복지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연주회를 제공하는 ‘브라비’라는 서비스가 탄생했고, 약 3개월의 CBT를 통해 12월에 서비스를 공식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브라비가 정식 출시된 후 매일경제에도 기사가 올라오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사는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10858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