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길은 미끄럽고, 옷은 젖고, 일정만 걱정되는 날들이 늘어난다.
더이상 눈은 즐겁지가 않다. 어쩌면 우리는 눈을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를
어디에선가 흘리고 온 것인지도 모른다. 책임, 일정, 해야 할 일들 사이에 끼여
순수하게 기뻐하기에는 마음의 빈틈이 너무 좁아진 것이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창밖을 흐르듯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기쁘지 않아도 괜찮은 것 아닌가?'
어른이 된 나에게 눈은, 그저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일지도.’
눈이 반갑지 않은 어른들에게 오늘 눈은 기쁨이 아니어도,
잠깐의 숨을 돌릴 작은 정지 화면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