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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침대옆버스 Nov 28. 2024

2024년 겨울 오사카-교토 사진 모음

1월 말에 갔던 여행 11월 말에 정리하기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사진만 담겨 있는 걸 보고 몇 자라도 적어 뒤늦게 발행한다. 여행 직후에는 일자별로 자세하게 서술하는 것을 계획했는데, 시간이 지나 그때만큼 생생하게 기억에 남진 않는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찾아보며 적을 의지는 적어 감상 위주로라도 공유해 본다. 우연처럼 1월 말 여행 당시와 11월 글 쓰는 지금 날씨가 닮았다. 사진에 담겼듯 하늘은 차가운 공기가 감돌며 푸르렀고 점심 즈음에는 햇살이 내리쬈다.


 왼쪽 사진은 오사카 교통권을 샀을 때 무료로 관람이 가능한 고층빌딩에 올라가서 찍은 모습이다. 당시 시간 계산을 잘못해 빠듯하게 뛰어올라갔었다. 딱 오사카에 도착한 첫날이었다. 


 오른쪽 사진은 둘째 날 교토로 넘어가서다. 일본의 옛 수도였다던 교토는 그 특색을 살려 프랜차이즈점 로고도 약간씩 톤다운돼 있었다. 전통 음식으로 당고를 팔고 있길래 하나 먹으면서 어떤 절까지 슬슬 올라갔다. 이동하는 길마저 사진처럼 구경거리가 잔뜩 있어 여유로웠다.

 상점 바닥에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던 공예품. 일부는 젓가락 놓는 용도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은 기능보다 심미적 요소에만 초점을 둔 것 같다.

 일본에 가면 가챠(캡슐토이)를 잔뜩 뽑아야지 다짐했는데 막상 무엇이 랜덤으로 나오나 살펴보면 신중해졌다. 작년 슬램덩크 영화를 재밌게 봤어서 슬램덩크 가챠를 꼭 뽑고 싶었는데, 일본에선 이미 지난 애니메이션이어서인지 없어서 아쉬웠다. 대신, 평소 좋아하는 동물인 펭귄 가챠를 뽑는 데 성공! 성체 펭귄과 아기 펭귄 함께 있어서 무지 귀엽다. 


 전반적인 교토의 색감이 잘 드러난 사진이라 생각해서 마음에 든다. 


 다들 녹차 아이스크림 먹길래 나도 먹었다. 녹차 맛은 늘 옳다. 냠냠.

 

 맛있는 음식이 잔뜩 있는 일본인데, 당시 소화가 어려워 생각보다 많이 못 먹었다. 이렇게 말해도 이치란, 일본에만 파는 하겐다즈, 당고, 와라비모찌, 편의점푸딩, 야키니쿠, 쿠시카츠(꼬치튀김) 등 나열해 보니 꽤 먹었다. 아무튼 그중에서도 정말 만족스럽게 먹은 식사(기준: 소화가 안될지라도 이건 다 먹어야 해! 싶었던)는 두 번이다. 한 끼는 교토 청어소바(니신소바)와 가츠동. 생선이 들어간 소바는 생소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온소바의 매력을 알게 됐다. 게다가 가츠동도 고기가 두툼하고 분명 소스에 담겨있었는데도 눅눅하다는 거부감 없이 숭덩숭덩 목구멍으로 잘 넘어갔다. 다시 교토에 간다면 더 음미하면서 먹어보고 싶다.


 다른 한 끼는 오사카에서 먹은 초밥이다. 그때그때 우리가 원하는 초밥을 주문했는데 저 정도 양으로 2.5판은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원래 가려던 식당이 마감이어서 부랴부랴 찾아간 집이었는데 회 모두 신선했다. 그리고 일본 현지인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내가 일본에서 초밥을 먹는다는 것도 실감했다. 저 마끼 안 재료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엄청 고소한 식감에 아삭한 오이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참치가 잔뜩 들어가 있어서 엄청 맛있는 기름짐에 김밥을 오래오래 씹었던 기억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결국 사라지기 때문에 효용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었는데, 이 글을 쓰며 싱글벙글 웃음이 나는 걸 보니 음식은 위대하다. 


 다음에 다시 일본에 간다면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먹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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