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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스넷 Oct 02. 2024

생각씨앗 심기 / 고전이 답했다.

3일 차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을 의식하는 버릇이 있었다.
남이 '나를 나쁘게,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유독 강했다.
그래서 내가 조금 손해를 본다거나 혹은 내가 조금만 감수하자라는 마음이 항상 발동했다.

내가 손해(금전적이 아닌)를 보더라도 남에게 나쁘게 보이기는 싫었다.

이게 어느 순간부터는
남의 허물을 내 경험화하는 버릇을 만들었다.
이게 거울효과라고 해야 할까?

남의 이목을 신경 쓴다는 것은 좋은 습관은 아니었지만, 좋게 방향을 틀어 이용한 셈이다.
남의 허물을 보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저렇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등등 간접경험화 시켰다.

나이가 드니,
남의 허물을 보면, '나도 저런 적이 있었나?'
'내가 저랬을 때 내가 느낀 이 감정을 누군가는 느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남에게서 나로 바뀌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깨달음일까???

인스타나 유튜브 쇼츠를 보다 보면
아빠가 딸내미를 흉내 내며
역지사지 참 교육을 시키는 영상을 접할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종종 아이의 모습을 따라 하곤 한다.
특히 격변기 1차를 겪고 있는 막내의 짜증을 따라 할 때가 가장 많다.

그리고 종종
세녀석이 게임을 하면서 보이는 분노표출을 따라 할 때도 있다.
아이들은 흉내 내는 나를 보며
맞다고 맞장구치는 녀석도 있고,

"제가 이런다고요?" 하며 놀라는 녀석도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웃고 화기애애하다.
누군가를 지탄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내 자신의 허물을 못 보기에
남의 행동을 통해서 내 눈으로 내 허물을 보게 하는 건, 나와 상대 모두에게 깨닫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명환 작가가 쓴 내용을 적극 공감하고 동감한다.
저런 마음가짐을 아이들에게 조금씩 가르친다.
때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게 역지사지를 통해서 무언갈 배워 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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