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끈 하나만 줘도 혼자 잘 놀던 고양이는
낚싯대에 푹 빠져 낚싯대 없이는 못 사는 고양이가 되었다
이제 머리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나는 마음이 슬퍼서 울면서도 고양이를 위해 낚싯대를 흔들어 주어야 한다
멈추면 고양이가 와서 뾰롱뾰롱 울면서 앞발로 나를 톡 치면서 얼른 낚싯대를 움직이라는 요구를 한다
심지어 낚싯대를 물고 와서 내 손에 손잡이를 가져다 놓기도 한다
나는 울면서 혹시 얘는 천재 고양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머리끈만 주고 낚싯대는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를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낚싯대 자체도 고양이가 장난감 종이봉투에서 직접 꺼내서 물고 왔었다
아무래도 천재 고양이가 맞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