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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Nov 12. 2024

호랑이스티커가 전부는 아니니까

선생님의 의도는 어디로 갔을까

요 며칠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PD수첩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를

나는

볼 수가 없다.

교무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내용의 조각들과 줄거리.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 들만 모아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조여 오고

심장이 빨라지며, 호흡이 가빠온다.

과거의 일이 떠오르며

잠깐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흔든다.


인권의 불균형.(또는 힘의 불균형이겠다.)

인권을 옹호하는 나라에서 불균형이라니.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지금의 현상은 이로써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악성민원과 지나친 간섭은

그 자체로 무시하거나

쓰리아웃제도와 같은 법적 강제성이 필요하다. 그런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인권의 불균형으로 인한 피해는

교사와 선량한 학생들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호랑이스티커를 사용한 선생님의

선한 의도는 어디 가고

고소와 법정다툼, 인권센터의 판단 같은

무수한 아수라장만이 남은 것일까.

교사의 하나의 행동에 몰입하여

그런 행동조각들만 모은다면,

나의 오늘 교육활동은

과연 고소로부터 자유로울까.

이런 사건들이 반복될수록

교사들은 위축되고

제대로 된 교육활동 또한 축소될 것이다.

선생님을 비롯한

비슷한 사건을 겪은 선생님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본질적으로는

과거의 나를 위로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전북학생인권센터의 '인권침해' 판정에 대한

재심의 요구 서명을 했다.

그리고 주변 선생님들께도 내용을 알린다.

그리고 이 글을 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호랑이 스티커는 꽤나 귀엽다.

나도 담임을 하게 된다면

어딘가 쓰고 싶어지는 이미지였다.

그리고,

호랑이 스티커 이미지가 무서웠더라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선생님의 의도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르게 하려던 거니까.


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었다면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꼭 있어야 한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꼭 알아주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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