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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borambo Oct 09. 2023

아, 모양으로 입을 벌리면.

동굴 속 시간 - 역도 1


 나는 지금 교토 어느 뒷골목 이층 스타벅스에 앉아있다. 알 수 없는 나라에서 온 관광객과 이곳이 집인 사람들이 마구 섞여 지나간다. 저들 틈에서 나도 이 도시를 마치 목적이 있는 사람인척 바삐 걸어 다녔다. 하지만 어딘가에 도착해도 뱅글뱅글 제자리를 도는 기분이었다. 돌고 돌아 돌아갈 비행기가 7시간도 남지 않은 나는, 벽을 대신하는 스타벅스의 통유리를 깨부수고 외쳐 물어보고 싶다. 각자 몇 킬로그램씩 들고 사세요? 예?!

 역시 과격하게 시선 집중을 시키지 못해서 일까, 이층의 아무개는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다. 그저 분주히 지나가는 그들에게, 내 것과 비슷한 무게의 바벨을 들려 줄 뿐이다. 그리곤 괴로워한다. 다들 너무 무거워, 너무 무거워서 1초만에 땅으로 꺼져버릴 것만 같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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