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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우 Sep 24. 2023

먹는 게 곧 나다 - 건강한 음식에 대한 생각

건강하게 먹는 것에 대해

요즘 탕후루에 대한 왈가왈부가 많은 편입니다. 단 음식이라 청소년들의 당뇨가 걱정된다는 뉴스의 댓글 같은 것들이 달리는가 하면은, 왜 탕후루에만 호들갑을 떠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담론이 나오면 사실 뭘 먹든 누군가는 그건 개인의 자유 아닌가라는 의견을 자주 표출하곤 합니다. 딱히 반박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탕후루 유행이 번지기 전부터 최근까지 가지고 있던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려 합니다.

탕후루가 유해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먹는 게 곧 나다. 요즘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생각을 해보면, 주변에 누군가가 아픈 걸 보게 되면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 같더군요. 특히 그게 당뇨라던가, 고혈압이라던가.. 식습관에 의한 원인이 어느 정도 있는 병인 경우 말입니다. 그래서 주변 누군가가 어떤 병에 걸리거나 하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꼭 식습관이(유전의 영향도 있으므로) 영향을 준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도 식습관이 건강에 주는 영향은 아주 큰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평상시 먹는 것에 신경을 더 쓰게 됩니다.

아직 20대가 왜 그런데 신경을 써야 하는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바로 와닿더군요. 결국 나이가 들어서 언젠가 나에게 이자처럼 되돌아온다고 떠올려보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늘 먹던 액상과당과 인스턴스를 당연하게 여길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액상과당, 밀가루, 백미, 가공식품, 인스턴트, 과자와 같은 것들을 멀리하는 게 말은 쉬운데 막상 보면 이걸 잘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K-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렇지만 남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경우가 많고, 나 홀로만의 가치관으로 정해놓은 식사의 기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극단적으로 식단을 세우고 그걸 꼭 지켜야 하거나, 몸에 나쁜 음식은 눈에도 들이면 안 되고 먹어서도 안 되는 독극물 취급하는 게 꼭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가치관으로 살아가면 사실 좀 많이 피곤합니다. 특히 사회생활 할 때는 더욱 그렇고, 너무 편향적인 시선으로 남들의 식습관을 평가하는 자세를 나도 모르게 취하게 됩니다. 심지어 이를 칭하는 ‘오소렉시아’라는 건강한 음식에 집착하는 식이장애도 있습니다. 강박적으로 나쁜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관념을 머릿속에 심는 것도 물론 좋지 않죠.

단지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꾸준히 먹거나 자주 먹는 게 나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습관으로 삼는 것입니다. 누적된 습관은 간과하기 쉽고,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비로소 자신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올 때 비로소 잘못되었음을 느끼는 것이 문제이죠. 이것은 결국 나의 몸을 돌보지 않는 거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은 자기 파괴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을 취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그게 곧 나 자신을 돌보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분명히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는 것은 몸을 버리는 것입니다.

대체로 보면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중독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달고 짜고 매운 것들이 그런 편이죠. 어렸을 적에는 야채를 많이 먹으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그렇게 성가시지 않을 수 없었는데, 최근에서야 드는 생각은 그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왜 이런 호들갑을 떠냐고 사실 말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냥 그런 거 안 지키고 인스턴트 먹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주의를 가진 사람들도 있죠. 이건 온전히 개인의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선택의 자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맞다고 내세우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뿐이 거죠. 무엇을 먹든 먹은 것에 대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시 자유라고 봅니다. 그러니 저도 딱히 남에게 이런 식습관을 강요하고픈 생각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위와 같은 식습관을 지키지 않아도 또 멀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한 트럭이니 당장 이 말 자체도 그리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먹는 것에 영향도 또 사람마다 유전이나 환경에 따른 차이도 있는 법입니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먹는 것에 최대한 더 신경 쓰며 사는 중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상기한 음식들을 전혀 안 먹고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강박적으로 지키려 하는 게 오히려 정신 스트레스로 이어져서 그것이 독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충분한 영양학적 지식도 없는데 괜히 시도했다가 영양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죠.

그래도 내 돈 내고 굳이 위의 음식들을 이제는 더 이상 먹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래도 일탈을 즐길만한 조금의 여유는 남겨두면서 사는 게 꼭 나쁘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챙기는 이유는 결국 본질적으로 오래 사려고 하는 일이지만, 오래 살다 보면 친구와 맥주 한잔하며 사는 얘기하는 일도 한 번쯤은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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