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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Dec 03. 2024

찰스 로이드 (1)

2024년 다운비트 선정에 부쳐

찰스 로이드(1938~)

찰스 로이드 @2024 뉴올리언즈 재즈 & 헤리티지 페스티벌(사진: Douglas Mason)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들을 발표하였습니다. 제72회를 맞이한 비평가 투표는 재즈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한편 재즈의 미래를 가늠케합니다. 투표는 전세계 115명의 비평가들이 참여하였고 부문별로 득표수에 따라 1위에서 25위까지 순위를 매겼습니다.


2024년 결과는 한마디로 87세 색소포니스트 찰스 로이드의 시성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이드는 네 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습니다.

명예의 전당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앨범

올해의 테너 색소포니스트


1편에서는 그의 생애를 개괄하고 각 부문에 대하여  평합니다. 스튜디오, 라이브 추천작을 2, 3편에서 안내합니다.


생애

1938년 3월 15일 테네시 주 멤피스 출생인 로이드는 지역적 자양분인 블루스, 가스펠, 재즈 등을 들으며 성장하였습니다. 의 조상은 아프리카, 아일랜드, 인디언, 몽고 등이 섞인 혈통입니다. 1940년대 소년기에는 스윙과 밥의 선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장인들(빌리 홀리데이, 듀크 엘링톤, 레스터 영, 콜맨 호킨스, 찰리 파커 등)의 음악을 들으며 색소폰에 입문하였고 마나사스 고등학교에서 재즈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재즈 뮤지션의 길로 접어 듭니다. 18세가 되던 1956년 고향을 떠나 LA 남가주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였습니다. 학업과 병행하여 밤에는 나이트 클럽에서 연주를 하였는데 당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이끈 뮤지션들(오넷 콜맨, 찰리 헤이든, 에릭 돌피, 돈 체리, 바비 허처슨, 스콧 라파로, 빌리 히긴스 등)과 공연하였습니다. 서부에서 시작된 로이드의 프로 경력과 음악적 지향은 재즈라는 큰 통에다가 포스트 밥, 월드 뮤직, 포크, 프리 등의 재료로 첨가하여 만든 또다른 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즈가 수년 혹은 십수년마다 새로운 장르로 분화했고 1970년대 재즈 퓨전의 도래로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장르가 완성됩니다. 이후 재즈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작품은 엄격한 장르 구분 없이 재즈라고 부르곤 합니다.


로이드는 1964 콜롬비아 레코드와 계약 후 리더로 활동하게 되는데 1964년 데뷔 앨범 <Discovery!>, 1965년 2 집 <Of Course, Of Course>를 통해 다운비트의 떠오르는 별에 선정됩니다. 그의 주요 작품은 쿼텟 편성의 아웃풋이 많습니다. 1966년 뉴욕에서 첫 쿼텟(클래식 쿼텟)을 만드는데 여기에는 키스 자렛, 세실 맥비, 잭 디조넷이 참여합니다. 이들의 작품 활동과 공연은 성공적이었고 1967년 다운비트 선정 올해의 아티스트에 지명되었습니다. 이후 ECM, 블루노트를 거치면서 해당 레이블의 주요 아티스트로 수준 높은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로이드가 밟아 온 65여년의 음악 여정에는 많은 종류의 재즈 스타일이 등장합니다. 그의 작품을 듣노라면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많은 재즈 명장들이 생에 걸쳐 당대의 재즈를 수용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심화, 발전시킨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 활동

로이드는 콜롬비아, 아틀란틱, ECM, 블루노트 등의 음반사 순으로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2010년 약 20년 간의 ECM 시절 작품과 2010년대 중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20년 간의 블루노트 작품에 주목합니다. 이 두 기간은 로이드가 이미 쉰을 넘어선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로이드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2023년 89세로 타계한 색소포니스트인 웨인 쇼터, 그가 노년에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하였는데 로이드도 이에 견줄 수 있습니다.


2024년 다운비트 비평가 투표

명예의 전당

다운비트는 그를 헌액하면서 미국 음악사학자 애슐리 칸의 글 "나이를 잊은 대가를 위한 찬사"를 실었습니다. 글은 언제든지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었던 현존하는 색소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로이드의 음악 인생을 네 장에 걸쳐 소개합니다. 요약하자면 겸손한 자세와 인간애로 세상을 바라보며 동료 뮤지션들과 추구하는 음악 여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만의 작품 세계,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5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재. 밥을 경험한 초기 재즈 뮤지션들은 대부분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올해는 로이 헤인즈(99, 드럼), 루 도날드슨(98, 색소폰), 베니 골슨(95, 색소폰), 퀸시 존스(91, 작곡, 제작), 알버트 히스(88, 드럼) 등이 생을 마감하였고, 지난해에는 조지 프리먼(96, 기타), 토니 베넷(96, 보컬), 아마드 자말(92, 피아노), 웨인 쇼터(89, 색소폰), 칼라 블레이(87, 피아노) 등이 이별을 고했습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램지 루이스(87, 피아노), 칙 코리아(79세, 피아노) 등 많은 거장이 별이 되었습니다.


현존하는 거장들로는 소니 롤린즈(94), 케니 버렐(93), 키스 자렛(79) 등이 대표적이나 은퇴한 지 오래되었고 연주 활동을 하는 명인들로는 허비 행콕(84), 잭 디조넷(82), 존 맥글러플린(82), 케니 배론(81), 앤소니 브랙스톤(79), 데이브 홀랜드(78) 등으로 대부분 밥 이후의 연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바로 아래 세대는 1950년대 이후 출생으로 어느덧 60~70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재즈 퓨전과 록을 들으면 성장한 젊은 뮤지션들은 40~60대에 포진하며 재즈의 전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로이드의 명예의 전당 헌액은 오히려 늦은감이 있으며 최근 그의 왕성한 작품 활동 및 작품성을 감안하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아티스트

서술한 바와 같이 로이드는 밥을 경험한 뮤지션으로 현재도 연주 활동을 하는 소수 중 한 명입니다. 게다가 그의 작품은 반향을 일으키며 재즈 감상자들의 호평을 이끕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로이드가 증명합니다. 올해의 아티스트 2위는 85명의 지지를 받은 사마라 조이(25)가 차지하였는데 로이드는 106명으로 차이가 상당합니다. 3~25위에 랭크된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로이드의 아래 또는 더 아래 세대들입니다.


올해의 앨범

로이드의 연주는 쿼텟 편성에서 빛을 발합니다. 아래 사진은 2024년 현재 그가 이끄는 콤보이며 멤버들은 자신만의 앙상블과 솔로 연주로 재즈계를 이끄는 중견 뮤지션들입니다.

찰스 로이드 쿼텟(L-R): 브라이언 블레이드, 찰스 로이드, 래리 그레나디어, 제이슨 모란

브라이언 블레이드(54)는 생전의 웨인 쇼터가 선호했던 드러머였고, 래리 그레나디어(58)는 브래드 멜다우 콤보를 통해 자리매김한 베이시스트입니다. 제이슨 모란(49)은 비제이 아이어(53)와 더불어 2000년대를 대표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입니다. 이 둘의 작품 성향은 차이가 있습니다만 현대 재즈 피아니스트 작품을 찾고자 한다면 이들은 필수입니다.

 

로이드가 이끄는 쿼텟은 현존 최고의 연주를 들려줍니다. 올해 3월 발표한 최신작 <The Sky Will Still Be There Tomorrow> 캐나다 피아니스트 크리스 데이비스가 이끄는 퀸텟(밴드명: 다이어톰 리본스) <Diatom Ribbons Live At The Village Vanguard>와 경합하였는데 두 표 차이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올해의 테너 색소포니스트

제임스 브랜든 루이스(41)는 20대 후반까지 고스펠 음악에 천착하다가 재즈로 전환한 색소포니스트입니다. 살아 있는 전설인 로이드와 전설이 되려고 하는 루이스가 이번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 뒤로는 조 노바노(71), 크리스 포터(53), 멜리사 알다나(35), 제이디 알렌(51), 조슈아 레드맨(55), 카마시 워싱톤(43) 등 테너 색소폰의 계보를 잇는 후배 뮤지션들이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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