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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Dec 05. 2024

찰스 로이드 (2)

스튜디오 앨범

1편 개괄에 이어서 로이드의 주요 스튜디오 앨범을 소개합니다.


1966: Dream Weaver, 아틀란틱

통산 3집입니다. 아틀란틱 레코드 데뷔작이자 첫 쿼텟 작품으로 찰스 로이드(테너 색소폰, 플루트), 키스 자렛(피아노), 세실 맥비(베이스), 잭 디조넷(드럼) 편성입니다. 1966년 3월 유럽 및 미국 페스티벌 공연을 며칠 앞두고 녹음하였습니다. 자렛은 21세, 디조넷은 23세이며 자렛의 독특한 연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66년 발표한 재즈 음반 중 괄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당시 자렛 또한 아틀란틱을 통해 초기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ECM으로 이적하여 1970년대 초반부터 일련의 피아노 솔로 앨범을 발표하여 재즈 피아노 즉흥 연주의 신기원을 이룹니다. 3편에서 소개하겠지만 이 음반 발표 후 로이드 쿼텟은 8월 미국 몬터레이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합니다. 실황 녹음은 다음해 <Forest Flower: Charles Lloyd at Monterey>라는 타이들로 발매됩니다. 역시 로이드 초기의 대표작입니다.


1997: Canto, ECM

로이드의 초기 아틀란틱 앨범도 괄목할 작품이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 1990년대 ECM과의 계약 후 발표한 일련의 작품에 눈길이 더 갑니다. 1996년 12월 ECM의 대표적인 녹음 장소인 노르웨이 오슬로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만든 앨범입니다. 찰스 로이드(테너 색소폰, 얄링), 보보 스텐손(피아노), 안데르스 요르민(베이스), 빌리 하트(드럼)가 참여했습니다. ECM의 많은 작품들이 소속된 유럽 뮤지션들을 십분 활용하여 북유럽 정서가 미국 재즈에 녹아내립니다. 스텐손(80)은 스웨덴 재즈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재즈, 클래식, 아방가르드 등을 추구하며, 역시 스웨디시 베이시스트인 요르민(67)은 스텐손과의 콜라보를 통하여 로이드의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로이드는 연주도 정상급이지만 작곡가로서도 기량을 발휘합니다. 대학에서 클래식 기반의 음악을 전공한 것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수록곡 전부가 로이드의 오리지널입니다.


2002: Lift Every Voice, ECM

로이드는 2001년 9월 11일 밤 뉴욕 맨해튼의 블루노트 클럽 연주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전세계를 경악케한 9.11테러가 발생하였고 연주는 취소됩니다. 2002년 2월 9.11테러에 대한 메시지로 만든 작품이 <리프트 에브리 보이스(모든 이의 목소리를 들어 올리며)>입니다.

퀸텟 편성으로 게리 알렌(피아노), 존 애버크롬비(기타), 마크 존슨과 래리 그레나디어(베이스), 빌리 하트(드럼)가 참여하였습니다. 총 18곡 중 6곡은 로이드 오리지널, 나머지는 전통음악, 스탠더드, 누에바 트로바, 팝, 소울 등을 커버하였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선정한 이유는 자명합니다. 인류애를 기반으로 테러로 희생된 이들과 가족에 대한 치유와 구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쿠바 누에보 트로바(쿠바의 사회참여적인 포크 음악)의 대부인 실비오 로드리게스의 곡 "Te Amaré(당신을 사랑해요)", "Rabo de Nube(회오리의 꼬리)" 이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2010: Mirror, ECM

로이드 쿼텟의 손꼽을 수 있는 라이브 앨범 중 하나인 <Rabo de Nube>가 2007년 4월 27일 스위스 바젤 공연이며 찰스 로이드(색소폰), 제이슨 모란(피아노), 루벤 로저스(베이스), 릭 할란드(드럼)가 참여하였습니다. 앨범 <미러>는 동일한 라인업으로 2009년 12월 녹음하였습니다. 수록곡은 발라드 중심이며 비치 보이스의 곡, 전통 음악, 찬송가, 재즈 스탠더드 등을 추가하여 변화를 주었습니다.

1989년 ECM에서 첫 음반 작업 이후 2015년 1월 블루노트와의 계약 발표까지 약 15년 동안 로이드는 ECM에서 황금기를 구가하며 총 16장의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작품들이 그 일부입니다. 이 기간에 콤보와 스타일의 변화도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로이드와 사이드맨의 콜라보가 만드는 연주의 일관성입니다. 그만큼 작품 수준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2016: I Long to See You, 블루노트

2015년 초 76세의 로이드가 ECM과의 계약을 끝내고 블루노트로 이적합니다. 이후 거의 매년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11장의 스튜디오, 라이브 앨범을 선뵈었습니다. 사진은 블루노트의 두 번째 작품이자 첫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사진에는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보입니다. 전면 왼쪽은 빌 프리셀, 오른쪽은 그렉 라이스입니다. 리듬 섹션의 루벤 로저스와 에릭 할란드는 이전 ECM 작품에서 사이드맨으로 연주하였습니다. 이 네 명을 더 마벨스라고 부릅니다. 트윈 기타를 특징으로 하는 찰스 로이드와 더 마벨스 퀸텟은 팝, 영가, 포크, 재즈 등을 잘 믹스하여 색소폰의 로잉과 기타의 멜로디 및 리듬감을 배가시킵니다. 또한 블루노트 음반 판매의 신기원을 이룬 로라 존스(41)가 피처링하였고 컨츄리 음악의 아이콘인 윌리 넬슨도 한 곡에서 보컬 및 기타를 맡았습니다.


2022: Sacred Thread, 블루노트

로이드는 콤보에 있어 줄곧 쿼텟을 선호하였습니다. 2018년 로이드는 '트리오 오브 트리오스'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세 장의 앨범을 연이어 발표합니다. 순서는 <Trio: Chapel>, <Trio: Ocean>, <Trio: Sacred Thread>입니다. 연작의 마지막인 이 앨범에는 줄리안 라지(36, 기타)와 자키르 후세인(73, 핸드드럼, 타블라, 보컬)이 참여합니다. 후세인은 인도를 대표하는 타블라 연주자이자 존 맥글러플린이 만든 샥티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로이드는 색소폰, 플루트, 타로가토, 마라카스를 연주합니다. 총 7곡 중 세 곡은 후세인 네 곡은 로이드의 오리지널입니다. 특히 로이드의 두 곡은 이전 앨범에 취입한 것으로 비교하여 감상하면 맛이 색다릅니다.


2024: The Sky Will Still Be There Tomorrow, 블루노트

1편에서 2024년 다운비트 평론가 투표와 로이드의 위상을 언급하였습니다. 이 앨범은 로이드 쿼텟의 최신작이자 블루노트의 열한 번째 작품으로 로이드의 86회 생일에 맞춰 발매되었습니다. 다운비트 평론가 선정 올해의 앨범 수상작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포레스트 플라워(로이드)와 나비들(모란, 그레나디어, 블레이드)의 현실에 대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앨범 커버에는 로이드가 만개한 선인장 꽃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앨범명, 커버 사진 등은 로이드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힌트를 줍니다. 팬데믹과 2020년대의 암울한 현실. 로이드는 절망적인 현실을 쿼텟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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