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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밴 에튼

작품 소개

by 핫불도그

Sharon Van Etten

샤론 밴 에튼, 2019년 10월 NPR 공연 (출처: NPR)

1981년 뉴저지 주 벨빌 출생인 샤론 밴 에튼(실제 발음은 밴 에넌)은 인디 록, 인디 포크 계열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입니다. 테네시 주립대에 진학하기 전까지 뉴저지 주에서 살았고 테네시 주 내시빌 인근에서 수년간 생활 후 뉴욕 주 브루클린으로 이주합니다. 이후 브루클린 소재 독립 레이블의 홍보 담당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음반을 직접 제작하였고 2009년 5월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2025년 2월 7집까지 발표하였습니다.

2009: 1집 <Because I Was in Love>

2010: 2집 <Epic>

2012: 3집 <Tramp>

2014: 4집 <Are We There>

2019: 5집 <Remind Me Tomorrow>

2022: 6집 <We've Been Going About This All Wrong>

2025: 7집 <Sharon Van Etten & the Attachment Theory>

에튼의 목소리는 콘트랄토에 약간 허스키하며 풍부한 표현력을 자랑합니다. 악기는 기타, 피아노 등을 연주합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살며 디 어태치먼드 시어리 밴드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9: Remind Me Tomorrow

사진은 밴 에튼의 5집입니다. 2014년 봄에 발표한 4집 <Are We There>와 약 5년의 시차를 두고 있습니다. 4집이 밴 에튼의 예술적 원숙함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면 5집 <Remind Me Tomorrow>는 원숙함의 궤적상에서 그의 경험이 가사에 잘 반영된 작품입니다. 두 앨범은 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으며 예술적으로 대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5집은 임신중이었던 밴 에튼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넷플릭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중간에 작업하였습니다. 수록곡은 총 10곡이며 세 곡은 공동작, 나머지는 밴 에튼의 자작곡입니다. 밴 에튼은 보컬을 맡고 있으며 일부 곡에서 피아노 또는 오르간을 연주합니다. 5집에는 "Comeback Kid", "Seventeen", "No One's Easy to Love" 등 멋진 싱글이 다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Seventeen"은 2020년 넷플릭스 드라마 <The Half of It>에 수록되어 영화의 주제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밴 에튼이 틴에이지 시절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회상하는데 가사와 노래가 탁월합니다. 여기에 두 대의 신시사이저, 오르간, 피아노, 드론, 백보컬, 드럼, 드럼 프로그래밍, 퍼커션 등이 밴 에튼의 저음을 확실하게 받쳐줍니다. 싱글 "Seventeen"을 듣다가 제니스 이언의 1975년 곡 "At Seventeen"이 생각나 같이 감상하니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Comeback Kid"는 밴 에튼이 작곡 당시 처했던 일련의 상황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가 경험하였던 멘탈 이슈를 극복해나가는 부분이 가사에 반영되었고 제목의 'Kid'는 그의 다양한 자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곡들도 천천히 여러번 들어보시면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2025: Sharon Van Etten & The Attachment Theory

사진은 밴 에튼의 7집으로 올해 2월 발매되었습니다. 왼쪽부터 데브라 호프(베이스, 기타, 신시사이저), 티니 리버슨(보컬, 피아노, 신시사이저), 샤론 밴 에튼(보컬, 보코더, 기타), 호르헤 발비(드럼, 비브라폰)이며 벤 에튼을 제외한 멤버들이 디 에태치먼트 시어리(The Attachment Theory, 애착이론) 밴드입니다. 총 10곡 모두 작곡 및 제작에 있어 밴 에튼과 디 어태치먼트 시어리가 참여하였습니다. 이전 앨범들과 큰 차이는 역시 밴드의 연주에서 나옵니다. 호프의 베이스 연주는 모든 곡에 걸쳐 밸런스가 잘 잡혀 있습니다. 싱글 "Afterlife"에서의 신시사이저 활용은 아케이드 파이어가 앨범 <The Surburbs>에서 들려준 사운드를 방불케 합니다. 또한 리버슨과 밴 에튼의 보컬 듀엣도 이 앨범을 특색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창법을 떠오르게 하는 "Idiot Box"는 '바보상자'라고 불리는 티브이 등 미디어의 병폐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Trouble"은 밴 에튼의 강점인 콘트랄토와 짙은 여운의 보컬이 빛을 발합니다. 한편 "Indio"에서 그는 빠른 가성을 통해 죽음에 대한 소재를 캘리포니아 주 인디오를 배경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I Can't Imagine"은 1980년대 듀란듀란 또는 블론디의 뉴웨이브 사운드를 듣는 듯합니다. 베이스, 신시사이저, 드럼의 리듬 파트가 밴 에튼의 목소리와 잘 어울립니다. 가사의 무게를 많이 덜어낸다면 1970년대 케이씨 앤 더 선샤인밴드의 흥겨운 리듬을 소환할 수도 있습니다. 싱글 "Southern Life"는 어느 곡들보다 악기의 사운드가 보컬을 압도합니다. 6분 대의 가장 긴 곡 "Fading Beauty"는 드론 음악을 잘 활용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밴 에튼의 보컬은 곡마다 다른 의상을 입은 채 우리 앞에 등장합니다. 디 어태치먼트 시어리의 연주 또한 밴 에튼의 음악을 이전 작품과 다른 궤도로 쏘아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밴 에튼을 좋아하는 팬들은 그를 인디의 여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밴 에튼의 송라이팅 능력을 꼽을 수 있는데 자신의 경험과 감정이 녹아 있고 곡들은 저음을 통해 우리에게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팝 음악을 주도하며 대중 음악계의 아이콘이 된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이 어필하는 이유도 아티스트의 경험이 반영된 곡들이 대중을 통해 내면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밴 에튼은 약 15년에 걸쳐 일곱장의 앨범을 발표하였는데 모든 앨범이 예술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 결과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며 2010년대 이후 인디 음악의 중요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밴 에튼의 콘트랄토 보컬과 참여 뮤지션들의 악기가 만들어 내는 퍼포먼스는 인상적입니다. 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컬,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의 편성과 달리 현악기, 드론, 프로그래밍, 신시사이저, 보코더, 다양한 종류의 기타 등을 십분 활용하여 곡의 뉘앙스를 강화시킵니다.

그럼 소개한 두 장의 앨범과 함께 무한한 인디 음악의 세계로 고고고!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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