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디 Dec 27. 2023

상담 : 나를 공격하는 내담자, 그는 카르마 뱀파이어

  카르마 이론에 대한 정립을 한 후에 인간심리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깊어졌다. 세상의 흐름과 특히 인간관계와 사람 행동의 원리에 대해서 충분히 적용을 하며 분석을 해보았고 이론이 적용이 되지 않는 단 한건의 사례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모든 것이 이해가 가더라. 저 사람은 왜 이렇게 행동하고, 이럴 때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런 측면에서, 보다 직접적 도움이 되어보고자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여러건 진행했다. 내가 애초에 의도했던 상담의 방향은, 카르마 뱀파이어들 (즉, 타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침으로서, 본인의 에너지를 충당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방법과 해결책을 현실적, 내면적으로 접근해서 알려드리는 것이었다. 그분의 더 큰 행복을 위해서. 지금까지 상담은 몇차례나 진행했고 나는 충분히 최선을 다 했으며 상대들도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례가 하나 있었다. 오늘 경험한 따끈따끈한 사건이다. 이 분과의 상담이 아주 재미있고 특이했던 점은, 그 분의 문제에 대하여 이론을 대입하는 것은 완벽하게 적응이 되는데, 내담자 자체가 해결의지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어떠한 공격적인 언사나 가르치려는 의도 없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한 문장을 읽는 제안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 대한 공격을 엄청 퍼붓는 것이었다. 그 분 자체가 카르마 뱀파이어였다.


  카르마 관점에서 분석을 해보자면, 애초에 그 분은 어떠한 카르마도 자체수급이 불가능한 상태로 삶에 굉장한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이 속해 있는 취미 단체에서의 타인을 향한 불만과 분노를 갖고 있어 나에게 하소연을 하러 온 것이었다. 


  즉, 애초에 목적 자체가,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이나 개선이 아닌 자신에게 '무조건적 공감'을 해줄 사람, 즉 카르마 강탈을 하러 온 약탈자였다. 나는 애초에 이런 케이스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공감과 따뜻한 언어로 융단 폭격을 해주었다. 사람의 근원 자아정체성 중 몇가지가 '나는 사랑받고 있다' '나는 인정받고 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관념이기 때문에,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옳다는 것을 나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처 인지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내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무엇이냐면 나는 [모든 인간은 마음의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착각을 해버린 것이다. 즉, 나는 그 분이 불만의 대상에 대한 감정이 희석되면 (즉, 분노가 사라지고 평화로움이나 다른 감정으로 변하게 된다면) 그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서, 인식의 전환이 되는 몇가지 문장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상대는,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여 나에 대하여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태도가 돌변하기 바로 직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한 사람이다.) '왜 갑자기 그쪽 편을 드시는거죠? 왜 저에게 제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시는거에요?' 내가 한 적 없는 행동과 내가 내비치지 않은 의도를 완전히 자신의 방식대로 곡해해서 받아들이며 나에게 쏘아 붙이는데, 감정적 동요가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아 역시 이 사람이 카르마 뱀파이어로서 내 카르마를 먹어치우기 위해 지금 수작을 부리는 구나'라는 모습이 너무 잘 보였다.


  사실 나는 그녀가 첫문장을 말하자마자 그 사람에 대한 파악이 완료가 되었다. 이 사람은 어떤 정신병적인 증세를 앓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 아마도 지능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담이라는 창구를 통해서 무작정 하소연만을 하며 상담자의 카르마를 훔치러 왔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내가 나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한 내담자를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을 적지 않게 목격한 경험도 있으며 그 분의 문장 구성력이나 하는 말들과 답과 반응들이 이런 예측을 할 충분한 근거도 제시했고, 결과론적으로 나의 추측은 사실이 되었다. 


  아무튼 상담은 나의 입장에서는 잘 종료가 되었다. 그 사람의 공격적인 언행에 대한 강한 감정적 반발 또한 마찬가지로 카르마 뱀파이어에게 먹이를 건내주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일단 감정적 반응을 하지 않았다. 곧바로 사과를 했다. 그 사람의 인정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제가 제 의도와는 다르게 내담자님이 오해를 하도록 만든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바로 멈출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도 아니었지만, 마치 제가 옳다는 듯이 망상을 붙여가며 갑자기 나를 비난하는 모습이 참 특이했다. 그래서 일단 충격요법을 위해서 '나는 너의 카르마 강탈 행위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도를 갖고 대화 주제를 돌리고 종결을 시켰다. 한편으로는 참 재미이었다. 어찌나 사람이 이렇게 예측한대로 행동하는지. 그리고 안쓰러웠다. 내가 원하는 결론은 상대의 카르마 유출을 막고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지, 단순히 나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의 입장에서도 내 상담의 목적은 카르마를 수급하는 것었는데 말이다. (자아정체성 강화와 상대의 감사한 반응을 통한)


  이 상황에 대한 나의 카르마 이론을 적용한 분석은 다음과 같다. 이 사람은 현재 삶이 불행하다. 관련 이유는 듣지 못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자신이 소속감을 느끼고 있으며, 삶에서 그나마 카르마 공급원이 되는 취미 집단에 강한 애착을 같고 있는데, 동시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서 이 집단이 해제될 것이라는 강한 두려움과 함께, 그것을 유발하는 사람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어떠한 악의를 지니지도 않고 집단의 성장을 위해 일을 하고 있었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그 불안 자체가 내담자의 망상과 자기중심적 해석의 결과이긴 했다. 그런 그녀는 분노의 대상에 대한 하소연을 나에게 하러 온 것인데, 내가 무조건적 공감을 해줄 때는 가만히 있다가, 분노의 대상에 대한 분노를 희석시키려고 하니까 강한 반발을 내보였는데, 내가 분석하기로는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당신에 대한 강한 반발심] 자체가 자신의 자아정체성의 큰 몫을 담당하며, 유일한 카르마 생명줄로 작용을 하고 있었나보다. 그런데 내가 분노의 대상에 대한 분노를 희석시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그런 시도를 했더니 자신의 그나마 남은 자아정체성이 파괴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 것 같다. 그 분이 그렇게 생각했단느 것이 아니라, 카르마적 관점에서 보면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들이 작용한 것 같다. 


  아무튼 나에게는 굉장히 아쉬운 일이다. 그리고 한계를 느끼게 만든다. 모든 사람들은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전달하는 말을 그대로 이해할 지적 수준을 충족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 누군가는 자신의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의 에너지를, 카르마를 뺏어먹기 위해 상담을 신청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충분히 그럴만한게, 애초에 그런 사례 자체가 적지 않더라. 

  인생이 고통스러운 사람들, 특히 친구도 가족도 의지되는 곳도 없고, 마음의 상처가 가득해서 존재감 자체가 희미해진 분들은, 공감이나 인정을 얻을 외부의 수단 자체가 없다. 심지어 지능과 능력까지 부족하면 현실적 능력 자체가 제한되어 있을 때, 돈이 있다는 가정하에 상담사를 찾아가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며, 상담사의 카르마를 빨아먹으려는 카르마 뱀파이어들이 꽤 많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재미있고 나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사례를 수집해서 이렇게 브런치에 장문의 글을 올리게 되었지만, 참 생각이 많아지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용하는 말을 조심해야 하는가? (긍정의말/부정적언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