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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Jul 21. 2024

'불편한 편의점'은 왜 청파동에 있을까요?

내가 살던 곳, 청파동

가성비 좋은 아기자기한 맛집들이 즐비한 숙대입구앞


얼마 전 그 동네를 찾았다. 



1. 잠깐 쉬었다 갑니다


대학생활, 고시생활의 아둑함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어 찾아든 피난처였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영어회화의 레벨을 차곡차곡 높이며 다니던 영어학원의 한 지점이 위치한 곳,

첫 발령처와 같은 지하철 라인을 탄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없이 둥지를 텄던 그 동네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중국에서 유학생활하던 동생이 함께 살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만났던 교포언니가 한국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일하며 우리 곁에 머물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던 남자사람 인연들과의 신기한 일들도 이 집에서 살 때 있었고

결혼도 했다.  


변화가 많은 집이었다. 

상처도, 화해도, 추억도.


얼마 전에 그 동네를 찾았다.

어린 딸과 함께.



2. 그냥 왔다가도 좋은 곳에서 


그 동네 always편의점이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적은 이야기책이다.

딸이 읽고 싶다고 해서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크게 잘 되지 않아도 된다면

불편한 편의점처럼 

꿈을 위해 잠깐씩 머물다 떠나는 동료들

오고 가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담기는 장소를 운영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책방을 운영해보고 싶다. 

내가 읽고 싶은 책들로만 구성된 큰 도서관.

알바생들이 오고가고

손님이 왔다가지만

굳이 붙잡지도 보내지도 않는 

그냥 있는 가게


하릴없이 나가고 싶을 때 나가서 휘 둘러보고 

잠깐 앉아서 책도 읽고 수다도 떨다

그저 일어서서 다른 볼일을 보러 가는 그런 서점

누구든 쉬었다 가는 곳이 될 수 있는 점방말이다.



3. 목적없이 말이죠


매순간 의미를 찾는 고단한 나에게  

이 책이 그렇게 아무렇게나 말을 걸어왔고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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