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관점의 전환

숨 고르기


어떤 상황에 있어 별다른 진전이 없고 정체기에 놓여 있다는 기분이 들 때, 대체로 사람은 답답함을 느낀다. 특히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잘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뒤처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더욱 조급해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서두르지 않게 되었다. 빠르게, 발전적으로, 쭉쭉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다. 달라지고 바꾸고, 변화를 추구하려고 하면 할수록 상황은 더 침체되는 쪽으로 기울어만 갔다.


그 발버둥 침이 요란하던 상태에서 나는 우선적으로 잠시 끊어 두는 중단을 선택했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멈춰 서서, 이 현상을 차분하게 바로 보는 법을 스스로에게 차차 가르쳐 나가기 시작했다.


유니버설 웨이트 메이저 아르카나 12번 매달린 남자-관점의 전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빨리빨리’라는 속도가 당연시되었기에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중간중간 마음에 가속도가 붙듯 조급함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인내로 다스려야 했다. 그리고 멈춰 있는 동안, 나는 같은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멈춤과 나아감 사이의 타이밍을 명확히 알아차리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잠시의 멈춤은 완전한 정지가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마라톤에서 목적지까지 완주하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고 중간중간 물을 섭취하는 것처럼, 멈춤 또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잠시 멈춘 그 자리에서 길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