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침사추이 그 중앙에 있는 쉐라톤 호텔이 바로 위 사진이다.
중국 상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홍콩호텔은 쇼핑가와 연결되고, 레스토랑이나 바를 겸한 복합형태의
건물이 특징이다. 바로 옆에는 세계에서 오후의 홍차로 유명한 페닌슐라 호텔이 자리하고, 하도 유명하다 해서 홍차나 한잔 하려다가 줄 서있는 사람들 기에 눌려 초콜릿과 홍차만 사고 나왔다.
여행 중 가장 비싼 초콜릿이었다.
호텔을 지나 지하로 이어지는 소호건물을 거쳐서 오는 길목에 자리한 예술문화회관 각종 공연 포스트가 즐비하고 봄날같이 따뜻하고 나른한 공기 속에 물빛은 가슴이 시릴 정도로 맑고 깊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는 고층건물 사이로 스카이라인이 드러나고
좁은 통로를 곡예하듯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건물과 건물사이로 연결되는
통로가 특이하다.
상해의 외탄처럼 잔잔한 강물 위로 고고하게 자리 앉은 높은 빌딩들. 상해의 복제품
처럼 비슷하고 닮은 꼴을 하고 있는 건물이 많다. 아침마다 안개는 강물을 뒤덮었고,
햇빛에 반사되는 물빛은 푸른 하늘만큼 이나 강렬한 빛으로 와닿았다. 밤마다 레이저쇼에다
휘황찬란한 야경으로 사람들의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는 이곳. 옆에는 스타의 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 자욱한 안개, 낯설지만 친근한 언어들.(홍콩언어는 울림이 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홍콩섬. 이곳 하버시티 광장은 연인의 거리, 사랑이 넘치는 황홀한 거리다.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는 십여분. 케러비안 해적에 나옴직한 배가 위풍당당하게
물살을 가르고 있고. 온갖 문화가 익숙하게 뒤엉켜 묘한 질서를 이루는 곳,
짧은 영어나 이상한 발음도 이곳 사람들은 다 허용된다. 그걸 보면서 국제도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안개와 푸른 물빛과 눈 시리도록 청아한 하늘, 그리고 술렁이지만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 아시아 속의 유럽을 느끼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늘 안개에 취한 듯
몽롱한 거리. 그사이 햇빛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빛난다. 홍콩의 여름은 생각해 봐도
끔찍하다. 지금은 영상 10도에 다다르는 봄날 같은 기온이다.
구룡섬에서 홍콩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인 셈이다.
페리를 타고 건너간 센트럴의 전경,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고 강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한컷. 온갖 명품과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 세계의 멋쟁이들이 이곳에서 쇼핑을 즐기고 새로운 유행을 창출한다. 세계적인 금융 집단지이기도 하며 수십억 연봉의 사람들이 넘쳐난다고 하니 센트럴이 돈지랄이라고 일행이 말해서 크게 웃었다. 책은 오래 봐도 괜찮은데, 쇼핑은 이상하게 몇 시간이 지나면 쉽게 싫증 난다. 구매욕구가 상실되었다. 지갑 속의 홍콩달러가 불편하다.
중경삼림의 배경이 되었던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카레이트.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 딤섬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우연히 눈에 띈 재래시장 풍경이다. 화려한 홍콩의 또 다른 얼굴이다. 시장마다 붉은 부적이 걸려있고, 좁은 통로사이로 사람들의 앉아있는 모습이 우리네 시골장을 많이 닮아있다. 지지직거리는 기름에 섞인 요리냄새와 사람들의 대화하는 모습사이로 끈적거리는 정이 공기처럼 떠돈다. 이 거리가 더 가슴에 와닿는다. 아비정전에 나오는 아비를 닮아있는 장국영이 혼돈된 삶을 포기하며 가볍게 만돌린 호텔에서 몸을 날린 그곳. 그 밑에는 오늘도 사람들의 치열한 삶과 끈적이는 땀이 범벅이 된 채 시장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은 역동적인 우리네 삶의 근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