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넘쳐나는 정보 속, 나를 잃어가는 느낌

by 섬세한 다육이








바람에 속아 이리저리 흔들린다.

바람인형처럼, 과도한 정보에 줏대 없이.


세상이 스승인 양

기적의 논리로 쏟아낸

옳고 그름의 정보들이

나 아닌 나를 만들어낸다.


세상은

우리가 적응하길 원하지 않는 것처럼

빨리 변해간다.


채에 걸러지는 밀가루처럼

빠르게 걸러지는 사람들.

시대를 따라가는 사람과

따라가지 못한 사람.


어느 곳에 속하든

피로는 누구나 느낀다.


과도한 정보가 뇌를 무겁게 짓누르고

옷깃 스침에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말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사소한 자극에도 마음은 베인다.


세상은 이제, 디지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채

우리는 표정과 대화를 잊어간다.


우리는 숨 막히는 속도 앞에

말없이, 울부짖는다.


세상이 조금, 너그러워지길.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는 시점이 오기를

잠시,

쉬어가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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