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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쌤 Nov 05. 2024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몇 밤 자고 만나요??

코로나19 이후, 산부인과는 보호자 외에 일절 면회가 불가했다.

그 덕에 출산 직후의 나의 초췌함과 힘든 모습, 남에게 보이기 싫은 모습을 다른 가족들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니 그건 참 좋았다.

면회하러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병원의 규칙이 참 고마웠다.


하지만, 단 한사람.

우리 첫째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아이는 출산하러 가는 날도 인사를 제대로 못나누고 헤어져

조리원까지 다녀오면 거의 3주 가까이를 헤어져있어야 하니

아이가 잘 견딜 수 있을지, 나는 괜찮을지 여러모로 걱정이 되고 마음이 쓰였다.


그러다 문득,

병원을 퇴원 하기 전에 아이를 잠깐 만날 수 있겠다 싶었다.


퇴원 전, 주치의 검진이 있는데 검진을 하는 시간에 잠깐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아이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조리원에 들어가면 또다시 못만나니 잠깐의 만남 시간은 아이와 꼭 필요했다.


아이가 병원으로 왔다.

아이는 엄마와 만난다는 설렘을 안고 할머니집에서 만든 페이퍼블레이드를 들고 와 엄마 선물이라고 내 손에 쥐어주었다. 엄마 선물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느라 아이의 입은 쉴 새가 없었다.


아이 친구 엄마는 우리 아이가 좋아한다는 캐릭터를 전해듣고는 생일선물을 보내주었다.

엄마와 만난 첫째 아이는 선물까지 받아들자, 기분이 날아갈듯 좋아보였다.


아주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아이는 잠깐의 충전을 한듯 편안해보였다.


"우리 이제 13밤 자고 만나는거야!"

"13밤? 너무 길다.. 힝"

"그래도 우리 시우 잘 참고 기다릴 수 있지? 엄마도 시우랑 빨리 만나서 놀고 싶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우리 또 만나자! 시우 만나는 날 엄마도 손꼽아 기다릴게! 엄마 몸도 빨리 나을 수 있게 잘 쉬고 치료받을게!"


우리 13밤 지내고 만나자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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