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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Nov 21. 2024

미국 주식, 지금 시작해도 괜찮은 걸까?

주식투자를 왜 하는가

2024년 11월 8일, 미국 S&P500 지수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사상 처음 6,000을 돌파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4,400 전후반이었는데, 일 년 만에 무려 약 36%가 오른 것입니다. 작년에 S&P500 ETF에 1,000만 원을 투자했으면 일 년 만에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1,360만 원이 되었겠네요. 강남 아파트 집값도 일 년에 36%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몸담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이 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박스피'라 불리는 코스피도 연평균 3% 수익률은 냅니다. 또한 앞으로 미국의 4년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S&P500 지수 추이

발목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도 있는데, 혹시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하나 고민이신가요?


미국 주식, 지금 시작해도 (계속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주식투자를 왜 하는가?

가장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저의 생각을 말하자면,

주식투자는 "나 대신 일하는 내 아바타(분신)"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혹시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날아라 슈퍼보드의 분신술을 기억하시는지...? (출처: Gib's TV 유튜브 채널)

주식은 회사의 소유권을 뜻하며, 그 회사에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직원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들과 동업을 하며 일한다는 뜻입니다. 먼 훗날 내가 은퇴를 해서 근로소득이 없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들이 나 대신 쉬지 않고 일을 할 것임을 알기에, 지금 내 근로소득의 일부를 떼어서 주식을 사는 겁니다. 노후를 위한 것이기에 연금저축펀드에서 주식을 사는 것이고요.  


대한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크기로 1등인 삼성전자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듯이, 세계적인 관점에서 지금 현재 1등은 세계주식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500개의 회사를 한 바구니에 넣어 파는 금융상품이 S&P500 ETF입니다.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나 대신 일하는 아바타

처음에는 주식에 투자한 돈이 적어서 내 아바타도 아주 작습니다. 어쩌면 내 엄지손톱만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바타는 점점 자라 내 무릎까지 닿고, 또 어느 순간엔 내 허리 높이까지 커집니다. 우리는 이것을 '복리 효과'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아바타는 사람처럼 꾸준히 키가 크는 것이 아니라, 키가 커졌다가 작아지기도 합니다. 어린아이가 청소년이 되듯 꾸준히 성장하면 마음이 놓이는데, 허리 높이까지 자랐던 아바타가 갑자기 다시 무릎만큼 작아질 때도 있죠. 이를 '주가 폭락'이나 '경기 침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그 누구도 주가가 언제 폭락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멘붕이 오고, 주식 투자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또 그 순간을 지나가고 시간이 흐르면 내 아바타가 내 어깨 높이까지 닿고, 이 아바타가 내 키보다 커지는 순간 나는 온전한 풀 사이즈의 일하는 아바타가 생깁니다. 은퇴 후에도 나만한 (아니면 나보다 더 키가 큰) 일하는 아바타가 있다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아바타를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갓난아기를 성인으로 키우는 데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듯, 주식투자로 나만큼 성장한 아바타를 만들려면 역시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이 내 인생에 시간이 가장 많은 날입니다.


아바타를 키울 시간이 부족하다면

은퇴가 얼마 남지가 않았다면 내 아바타의 키가 허리에서 무릎까지 순식간에 줄어드는 상황을 버틸 수 없을 겁니다. 나도 일을 하지 않는데, 내 아바타까지 작아져버리면 큰일이니까요.


만약 줄어든다 하더라도, 아바타의 키가 무릎대신 허벅지쯤에서라도 멈추는 게 훨씬 낫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데, 아주 클래식한 분산투자 방법이 내 돈을 주식 외에 채권에도 투자하는 것입니다.


120의 법칙을 적용해 내 돈을 채권과 주식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120의 법칙은 120에서 현재의 내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을 주식에 분배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50세라면 내 포트폴리오의 70%는 주식에, 30%는 채권에 분산하는 겁니다. 이때 채권은 만기가 짧을수록 변동성이 작아집니다.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 가지 전제 조건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내가 나 대신 일하는 아바타를 키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지난 역사가 알려주었듯이, 한 번은 경기 침체가 올 것입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둘째, 6개월간 생활을 버틸 수 있는 비상금이 현금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신용카드 빚 (5% 이상 이자율을 가진 빚)이 있다면 투자에 앞서 반드시 그 빚을 먼저 갚아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했다면, 내 월급의 10-15%를 꾸준히 투자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투자 계좌는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예: 연금저축펀드, ISA)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한민국 주식 배당소득세율은 15.4%이며, 미국 S&P500 ETF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약 12%였습니다. 아무리 미국 시장이라 해도, 수익률이 연금저축펀드를 사용함으로써 아낄 수 있는 세율보다 낮습니다.


꾸준한 투자와 절세가 장기적인 자산 형성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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