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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Jun 08. 2024

동기부여 제 1번은 배치placement다

알려지지 않은 주민규 - 축구 국가대표 최종 공격수- 발탁 스토리

1 .엊그제 저녁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인 대한민국-싱가폴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있었다.

대한민국이 7대 0 대승했는데 여러 축구 해설가들은 이번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로 손흥민, 이강인이 아닌 주민규 선수를 꼽았다. 

-  그의 나이 34세, 뒤늦게 국가대표 최종 공격수에 선발되었고, 역대 두번째로 많은 나이에 A매치 데뷔골을 넣는 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후반 초 4대0으로 앞설 때까지 1골 3개의 어시스트 했다. 모든 골에 관여하며 그의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2. 사실, 그는 최근 2년간 한국 프로축구 득점왕출신이다.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3년간 54골을 넣었다. 언론에서는 오늘의 주민규 선수가 있게 한 여러 감독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스토리가 빠져 있었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3. 주민규 선수를 제대로 발탁한 사람은 초대 이랜드 FC축구단 캐나다 출신 감독인 마틴레니다. 

그는 당시 정말 낮은 연봉으로 3부리그 고양 FC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주민규 선수를 스카우트한다. 그리고 2부리그로 출범한 이랜드 FC의 최종공격수로 발탁하는데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줄곧 득점 순위 선두권을 유지했다. 


4. 마틴레니 감독을 영입 직후 구단주, 감독,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저녁식사와 대화 시간을 가졌었다. 

(당시 나는 이랜드 그룹 인사총괄 임원이었고 구단주인 그룹 부회장님과 인사위원회를 계속 해왔음)

그 자리에서 평소 쉬는 시간에 무엇을 주로 하느냐고 물었더니 독서를 한다고 했다. 가장 감명 있게 읽은 책은 마커스 버킹엄(갤럽 스트렝스 파인더의 공저자)의 강점 관련 책들이라고 했다. 나도 갤럽 강점 코치로서 대부분의 책을 읽었던 터라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가 처음에 선수단을 구성하면서 영입한 선수가 주민규다. 주 선수가 뛰던 고양 FC의 경기를 보러 일산 종합운동장에 갔던 때가 기억난다. 그가 주민규선수를 발탁한 이유는 분명했다. 주선수는 상대를 등지고 하는 포스트 플레이를 잘하며 (황선홍 선수가 대표적, 주선수 별명 중 하나가 ‘등딱’임) 최전방 공격수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당시 주선수는 수비형미들필드였다. 마틴레니 감독은 그의 강점을 본 것이다.


5. 피터 드러커는 조직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첫번째 요소로 Placement배치를 꼽는다.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이 한가지씩은 있다.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사람은 성과도 나고 빠른 성장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인재경영의 출발은 발탁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배치 후에 제대로 된 인재경영이 가동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앉힌다"가 되면 그 다음 모든 것이 쉬워진다. 


6 .이제 현실로 돌아와보자. 오늘 당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적합한 자리에 있는가? 혹시 다른 자리나 기회를 주면 주민규 선수처럼 크게 성공할 사람은 없는가? 만약에 그것을 발견하고 변화를 준다면 당신은 경영자 로서의 큰 발을 떼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을 하다 보면 생각 하나로 전환점이 마련될 때도 있는데 그 일은 여러 경우에 사람을 통해서 이뤄지곤 한다. 


7. 마지막으로 강점 관련 어느 책에 실렸던 예화가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을 만나고 싶었던 한 노인이 세상에서 결국 못 만나고 천국에서 베드로에게 그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그때 베드로는 지금 땅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어느 구두 수선공을 소개했다. "저 사람이 만약 장군이 되었다면 가장 위대한 장군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구두 수선공은 스스로 ‘내가 장군이 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했었지만 금세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라보고 ‘나 같은 구두 수선공이 뭘 할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 제한했다. 그는 천국에 가면 그것을 아쉬워할지도 모른다. 


적용질문

1. 오늘 주변을 둘러보라. 내 주위에서 어느 직책, 혹은 과업에 새롭게 앉힐 사람은 없는가? 

   (제 2의 주민규 선수 찾기 프로젝트)

2. 이것을 나에게 대입해보자. 

나는 적합한 포지션에서 적합한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갖고 있는 재능과 강점이 더 잘 활용되기 위해 상사나 조직에 제안할 것(직책, 프로젝트 등)이나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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