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준수 Jun 09. 2024

가족 여행이 필요한 이유

세대간 시너지, 더 풍성한 삶으로 이끈다

어제까지 연휴를 끼고 3일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1박은 여수, 2박은 하동에서 보내는 코스였다. 이번에는 큰 목적지만 정하고 나머지는 내려 가는 길에 검색하고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원래 아내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나는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유형인데 이제는 서로 중간으로 수렴하게 되었다. 그 증거는 딸 아이인데 놀랍게도 딱 그 중간이다.)


어느때보다 모두 아주 만족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에 가족(세대간)이 함께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트랜디한 장소와 가성비 맛집 

사실 1년전 아내와 함께 여수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40대 후반 부부가 한 달 전에 체험한 10곳 추천을 받아 다녀보았다. 검증된 곳을 다녀보니 성공확률이 높았다. 


우리 부부는 이미 경험했기에 이번에는 대학생 딸 아이에게 가고 싶은 곳과 맛집을 추천하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아이는 나름 우리가 모르는 검증 노하우가 있었는데, 특히 맛집 기준이 완전히 달랐다. 트렌드와 가성비 면에서 지난번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았다. 절반의 가격으로 만족은 두배나 되었다. 기다리는 즐거움도 컸다. 


2. 다양한 경험 

여수에서 하동으로 가는 섬진강 변에서 소나무가 우거지고 커다란 모래 사장이 있는 송림 공원이 보였다. 멋져 보이니 가보자고 아내가 제안을 했다. 마침 여수에서 사온 구봉만두(30분 대기해서 구매)와 바다 김밥(1시간 대기)을 그곳에 앉아서 먹었다. 작은 소풍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강변에 간 김에 양말을 벗고 들어가 재첩도 캐고 모래사장에서 어씽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운전하면서 풍경을 즐기는 정도였고, 아이는 관심이 없던 방문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통해 여행이 주는 예기치 않은 기쁨을 누렸다. 평사리 최참판댁 방문도 아이는 내키지 않아 했는데 막상 가보더니 매우 좋아했다. 


3. 가족간 대화의 장

오가는 길에 나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도 하고 배우자 선택에 대한 얘기 등을 나누었다. 아내와 아이의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여행중에 아내와 이견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도 싶었다. 

사실, 몇 일전에 딸 아이가 최근에 밴드를 같이 하는 친구 모임에서의 갈등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오가는 차안이나 근사한 티카페에서 나눌 수 있는 것도 좋았다.   


4. 루틴 보여 주기 

나는 여행 중에도 기본 루틴은 지키는 유형이다. 너무 고지식하다고 할지 모르나 그것이 나다. 여행중에 아침 묵상, 그리고 글쓰기 루틴도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다. 전날 저녁에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을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 가서 작성하고 올릴 이야기도 나누었다. 마침 딸 아이도 이제 블로그를 막 시작했는데(아직 가족에게도 공개하지 않음), 이에 자극받아 아내도 시작해보기로 했다.  


딸 아이는 해외 학교를 다니기에 방학때만 보는데 3일간 함께 하면서 세대간 장점을 살려 다양한 경험도 했다. 더구나 딸 아이가 성인이 되니 이전 여행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풍성한 대화와 나눔을 가질 수 있었다. 


집에 같이 오래 있는다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함께 하는 여행은 일상의 일을 내려 놓고 함께 하는 시간이기에 마음 자세부터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풍성함을 안겨주고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다음달은 당일 코스로 묵호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때도 각자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놓을지도 몰라 기대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 동기부여 제 1번은 배치placement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