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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Jan 01. 2025

끝에서 시작하라

부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방법

새해 첫날,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끝맺음을 동반한다. 과거와의 결별이 없다면 진정한 새 출발은 이루어질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쏟고 있었던 자원과 에너지를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를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연인을 만나려면 이전 연인과의 관계를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다. 두 마음을 품고는 온전히 사랑하기 어렵고, 이는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시작은 언제나 끝과 함께한다.


새출발의 3단계

미국의 중년 지혜학교(35세에서 75세 대상 인생학교)에서는 ‘새출발’을 위한 3단계 과정을 제시한다. 내가 이해한 방식은 대략 이런 것이다.


1단계는 The End다. 과거를 정리하는 단계로, 과거와의 결별이 있어야 새로운 길 탐색도 가능하다. 물론 이 과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스럽고 변화하기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2단계는 혼란의 시기인 Messy Soup이다. 끝맺음 후 변화과정에서의 혼돈과 불확실성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다.


3단계는 Re-generation이다. 위의 1, 2단계를 통과해야 비로소 재탄생과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은 삶에서 끝맺음과 시작을 연결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끝에서 시작하는 방법

새롭게 시작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한 가지 좋은 방법은 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1. 역설계 (Backward Design)

올해 말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계획을 거꾸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2월 말까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위해 6월, 9월까지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 세부적으로, 단, 거꾸로 접근한다. 이러한 계획은 중간 점검과 진단을 가능하게 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2. 역분해 (Reverse Engineering)

역설계가 목표를 세우는 방법에 가깝다면, 역분해는 목표 달성을 이루는 방법이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우상, 혹은 닮고 싶은 모델이 있다. 각자의 우상이 해온 모든 것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벤치마킹이 그 방식이다. 이것을 풀어가는 방식이 역분해 Reverse Engineering이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사례나 성공적인 제품을 분석해 그 구성 요소를 분해하고 배우는 방식이다.

가령, 자동차 산업에서는 경쟁사의 신차가 나오면 부품 하나하나를 해체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해도를 높이고, 대안을 모색한다. 물론 역분해는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세세한 정보를 얻는 데 효과적이다.


3. 인생의 역설계 (Life Reverse Design)

그런데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생이다. 인생도 끝에서 시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령, 내 인생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그 끝을 기준으로 오늘의 결정을 해가야 한다.


‘Life Reverse Design’은 미래의 목표를 단순히 꿈꾸는 것을 넘어, 그 목표를 현재로 당겨와 오늘의 행동과 선택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설계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설계 없이 흘러가면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다.


‘끝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지금 무엇을 고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중심을 잡는 일이다. 마지막이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지금부터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25년 계획에 담겨야 한다.


끝맺음과 시작, 그리고 새해

20년 전, 인생에서 끝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그 이후로 나는 부모님께서 끝이 아름다운 삶을 사시도록 기도해왔고,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는 그렇게 마무리를 하셨다. 바라고 기도했던 대로 변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새해 첫날, 이미 대략적인 25년 계획을 세웠지만, 다시 한번 올해 연말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를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 내가 자유를 얻기 위해 과거로부터 단절한 것(끝낸 것)은 무엇인가?

올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고,      어떤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을까?


한 문장이 떠오른다.
 "영원히 살 사람처럼 일하고,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
 오늘을 산다는 것은 곧 끝을 생각하며 산다는 것이다. 


26년 1월 1일에도 나는 오늘과 같은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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