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가족을 자유하게 하라, 그러면 관계가 더 깊어진다
9월 초, 딸아이가 대학 4학년 복학을 위해 홍콩으로 떠났다.
이번엔 아내도 함께였다.
명분은 딸이 친구와 함께 지내는 자취방을 정리해주러 가는 것이었지만, 나는 안다. 아내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는 걸.
그녀도 결국 인정했다. “반반이에요.”
홍콩에서 아내와 딸은 훨씬 더 가까워진 듯했다. 서로 찍어 보낸 사진, 음식 사진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그보다 더 특별한 일이 있었다.
아내가 대학 시절 교회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지냈던 중학생이 이제 50대 부부가 되어 중국 광저우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이 아내를 찾아 홍콩으로 왔다. 게다가 부부 상담이 필요한 또 다른 부부도 함께였다.
그 자리에서 딸은, 다른 이들이 엄마를 존중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엄마에 대한 존경심을 새롭게 느낀 것 같았다. 의도하지 않았던 ‘선물’이 여행 속에서 찾아온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1년에 한 번쯤 아내에게 친구들과 여행을 보내주곤 했다.
호텔을 예약하고, 첫날 저녁엔 와인과 꽃을 준비해두었다.
작은 이벤트였지만 아내와 친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되었고, 우리 부부 관계도 그만큼 따뜻해졌다.
나의 한 친구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매주 토요일 아내에게 ‘자유 시간’을 주었다.
그는 지금도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아이들과도 깊은 신뢰를 나눈다.
서로에게 자유를 주는 일,
그건 관계를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를 새롭게 만든다.
짧은 여행이든,
새로운 취미든,
혹은 단 하루의 쉼이든 —
그 ‘자유’가 관계를 단단하게 한다.
가족뿐 아니라 조직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조합과 방식을 시도할 때, 사람들은 다시 신선해지고, 관계는 깊어진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그런 작은 ‘자유의 조합’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