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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성공의 열쇠, 직원 경험 관리 (2)

— 목표 달성을 통한 성취 경험

by 전준수

한 달 전, HR Tech(이항재)와 Thomson Reuters가 주최한 *‘제2회 직원경험관리 컨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했다. 그때 다뤘던 내용을 정리해 ‘M&A 성공의 열쇠, 직원 경험 관리’(부제: 성공적인 직원 경험을 위한 10가지 포인트)로 포스팅했었다. 오늘은 그 시리즈의 두 번째 글이다.


좋은 회사를 샀다고 해서 성과가 바로 나오진 않는다.
결국 승부는 직원들이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설명이나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성취를 경험해야 몰입이 생긴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인재밀도를 통한 성장 경험’*이 조직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면,
이번 편은 그 기반 위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드는 단계다.


1️⃣ 바른 선택이 먼저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2006년 당시 유튜브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었지만, 서버와 스트리밍 한계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구글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와 검색 인프라, 광고 수익 모델을 갖고 있었다. 그 강점을 유튜브와 연결하자, 유튜브는 단숨에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게 바른 선택이다. 모기업의 지식과 강점이 연결되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사업을 억지로 붙이면, 성취 경험은커녕 좌절 경험만 쌓인다.


2️⃣ 이길 게임을 해야 한다

잘 사는 게 잘 파는 것이다.” 샘 월튼(월마트 창업자)의 말이다.

뉴코아 인수 때가 생각난다.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던 회사였지만, 유통의 노하우, 공동 구매력, 부동산 자산, 세제 혜택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다. 그래서 인수 시점부터 “이건 이길 게임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 직원들도 금방 그것을 느꼈다.


시스코 시스템즈도 마찬가지다.
200개 넘는 기업을 인수하며 성장했지만, 그들의 방식은 일반적인 M&A가 아니라
**A&D(Acquisition & Development)**였다.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창업자에게 지분을 주어 함께 개발을 지속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우리가 확실한 기술을 붙잡았다”는 신뢰 속에서 몰입했다.


3️⃣ 초기 승리가 중요하다

M&A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90일 안에 뭔가 보여줘라.

작더라도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되는구나”라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

P&G는 질레트를 인수한 뒤 90일 안에 공동 브랜드 캠페인과 글로벌 유통망 통합을 실행했다. 직원들은 매출 상승을 직접 경험했고, 그때부터 신뢰와 몰입이 생겼다.


IBM의 루거스너는 취임 후 90일 동안 오직 ‘사람’만 만났다.
그리고 핵심 임원 9명을 전원 교체하고, 기존 협력업체를 다시 동기부여하는 데 집중했다.
그 강력한 메시지가 조직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뉴코아도 마찬가지였다. 이천일 아울렛의 성공 원리를 일산점에 적용하자 매출이 세 배 뛰었다. “된다”는 경험이 쌓이자, 3년 만에 50개 매장 리뉴얼에 성공했다.


4️⃣ 현지 CEO의 힘

현지인은 현지를 가장 잘 안다. 한국식 방식으로는 알 수 없는 미묘한 신호들이 있다.

두산이 미국의 밥캣을 인수했을 때도 초반에는 한국인 리더를 파견했지만, 곧 현지 CEO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현지 리더의 네트워크와 노하우 덕분에 버텨냈고, 결국 두산밥캣은 그룹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마무리

직원 경험의 두 번째 축은 성취 경험이다.
사람들은 성취를 머리로 납득하지 않는다. 몸으로 느낄 때 진짜 몰입한다.

바른 선택, 이길 게임, 초기 승리, 현지 리더십 — 이 네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직원들은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의 한 문장

“직원은 성취를 설명이 아니라, 경험할 때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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