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어떤 색을 떠올리게 하는가
톡.. 톡… 톡.
매일 같은 시간, 내 몸은 육지를 벗어난다.
더 정확하게는 육지에게서부터 고립된다.
나는 매일 같은 시간, 물속으로 뛰어든다.
내 몸을 감싸는 물은 놀라울 정도로 투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영장 물이 파랗게 보일 것이다.
먼발치에서 보면 그렇다.
나 또한 물에 들어가지 않고
수영장을 바라보기만 한다면,
시퍼런 물을 볼 수 있으리라.
나는 그 투명함으로 나를 알아간다.
오늘의 내 수영 기록은 어떤지,
몸의 컨디션은 어떤지,
핀수영 선수로서의 나의 모습은 어떤지.
모두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진다.
투명함의 정도가 너무도 밝아서,
한 치의 가감 없이 드러나서,
가끔은 나를 가둔 수영장이 두렵다.
조금의 부풀림도, 반짝이는 장식도
이곳에선 허용되지 않으니까.
오로지 ‘나’뿐이다.
속된 말로 발가벗은 원숭이처럼.
이런 나를 부풀리기 위해서는
정당한 실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수들은 실력이란 옷으로
원숭이의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나는 어디 있나.
내 옷은 아직 헐겁기만 하다.
있는 듯 없는 듯,
툭 하고벗겨질 것만 같은,
낡은 누더기의 옷.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대로,
내 방법대로 내 옷을 찾아 나선다.
그 여정의 첫발을 내딛으며.
물속은 나에게 투명한 공간이자,
가장 솔직한 거울이다.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차고 외로운 그곳에서,
나는 조금씩 진짜의 나로 빚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