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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있는 심리 Oct 16. 2023

[나에게 추천하는 책] 약을 먹는 나에게

약의 과학/ 크리스티네 기터

 

 올해 3월 보라카이를 갔다. 나는 동남아를 참 좋아한다. 뜨거운 태양! 파아란 하늘!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진짜 망고! 한국에서 파는 망고는 가짜다. 진짜 망고는 진짜 맛있다.

 보라카이에서 나는 1일 3수영을 시전 했다. 아침 먹고 수영, 점심 먹고 수영, 저녁 먹고 수영. 이로 인해 닥칠 재앙은 생각도 못한 채.     

 그렇다. 허구한 날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니 살이 노릇노릇 익어버린 것이었다. 홀딱 익어 홍익인간이 된 나는 극악의 고통을 맛봤다. 그때의 무지했던 나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행동을 했다. 무엇이냐, 힌트는 ‘코코넛 오일’이다. 


 홍익인간이 된 다음날, 나는 스파를 하러 가서 살이 익어 너무 아프니 도움이 될만한 마사지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사지사는 필리핀에서 유명하다며 코코넛 오일로 전신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사지를 하면 할수록 살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무지했던 나는 그저 내 살이 심하게 타서 그러겠거니~하고 군말 없이 마사지를 받았다. 심지어 마사지 후 뜨거운 스파까지 들어갔다. 


 홍익인간이 된 3일 후, 한국에 돌아와서 견딜 수 없었던 나는 피부과 병원을 갔다. 약을 처방받고 연고를 바르니 고통과 열감은 사그라들었다. 대신 구릿빛 피부를 얻었다. 싫어! 이런 나에게 크리스티네 기터는 다음과 같이 조언할 것이다.      



 “코코넛 오일이 화상에 좋다는 소문이 떠도는데, 기름의 지방 성분이 피부에 열을 쌓이게 하므로 절대로 바르면 안 됩니다.”

_271p     


 우리는 약을 얼마나 자주 먹을까. 진통제를 달고 사는 나는 아마 일주일에 한 번은 꼬박꼬박 약을 먹을 테다. 하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약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할 것이다. 마치 보라카이에 가서 스스로를 고문실에 넣은 나처럼.      


 본 책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처방받은 약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준다. 


 요로코롬 건강심리평가원에서 근 일 년 동안 내가 복용한 약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들이 내가 보라카이에 갔다 오고 처방받은 약들이다. 맨 윗줄 ‘항히스타민제’가 알레르기를 가라앉히는 약이다. 

 나는 이 책을 보라카이에 가기 전의 나에게 추천한다. 그랬다면 코코넛 오일 따위 바르지 않고 알로에만 잔뜩 발랐을 것이다. 진통제, 항생제, 소염제가 거의 영양제가 된 것처럼 흔히 먹는 약이 된 현대 사회. 당신도 그때의 나처럼 생각없이 약을 먹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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