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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있는 심리 Oct 24. 2023

[나에게 추천하는 책] 긴장하는 나에게

굿바이 공황장애/ 최주연



 내가 고등학생 때, 언니가 결혼을 했다. 나는 축하의 의미로 평소에 즐겨 치던 피아노 축하연주를 준비했고, 당일이 되었다. 처음에는 집에서 완벽하게 연습했었고 실수는 없으리라 하고 자신만만했었다. 하지만 내 차례가 오고 피아노 앞에 앉은 순간 너무나도 긴장이 되었다. 손은 차가워지는데 땀이 나고, 배는 살살 아프면서, 심장이 튀어나올 듯 크게 뛰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연주는 끝나있었고, 다행히 별 실수 없이 잘 마무리했었다. 나는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거나, 공연이 있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할 때면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도대체 내 몸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왜 긴장하는지 궁금하곤 했다. 떨지 않고 침착하게 잘해야 하는 순간에 왜 내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원망스러운 적도 있었다.


 이런 나에게 저 최주연은 다음과 같이 조언할 것이다.




"음. 수고가 많다. 제 딴에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구나."

_53p


  사람의 몸은 공포를 느낄 때, 투쟁-도피 반응이 나타난다. 동물들이 적이 다가올 때 투쟁하거나 도피하는 것처럼 사람의 몸도 이를 대비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축하공연을 하려는 내가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가빴던 것은 투쟁과 도피를 위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증상이다. 또한 손에 땀이 났던 이유는 에너지가 갑작스럽게 생산되는 과정에서 신체에서 열이 나고, 이를 식히기 위함이다. 또한 투쟁과 도피를 하면 부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부를 미끄럽게 하여 상처를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또 재밌는 것은 우리가 시험이나 면접이 있을 때 긴장하여 배가 아픈 것도 이 투쟁-도피 반응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싸우거나 도망치기에는 신체가 가벼운 것이 유리하므로 소변이나 대변을 배출하려고 배가 아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공포를 느껴야 하는 순간이 아닌데도 투쟁-도피 반응이 나타나는 것일까?


 본 책은 이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며 공황을 우리가 무서워할 것이 아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몸의 제 딴의 노력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한다. 내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하고 불안하거나, 공황을 겪어봤다면 이 책은 그런 나의 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축하연주를 하던 나에게 추천하고 싶다. 당신도 그때의 나처럼 긴장하는 자신의 몸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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