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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있는 심리 Oct 18. 2023

[너는 왜 그럴까] ADHD 아동은 왜 그럴까

스폰지밥의 우당탕탕 시간여행展


 며칠 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하고 있는 스폰지밥 전시회에 방문하였다. 원래 스폰지밥을 좋아하는데 (정확히는 뚱이를...)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한 달 전부터 가기로 다짐했던 곳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겨주는 스폰지밥이랑 뚱이!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스폰지밥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정신질환을 대표한다는 것이다. 물론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꽤나 그럴듯하게 들리긴 한다. 

 스폰지밥은 ADHD, 뚱이는 다운증후군, 징징이는 우울 등등.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다른 캐릭터들의 의미도 같이 뜨기에 궁금하면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어쩌면 팬이 지어낸 말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가 스폰지밥 만화를 떠올리면 합리적 추측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스폰지밥의 경우를 보면, 지나치게 산만하고, 시끄럽고, 충동적인 행동이 ADHD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이 ADHD가 무엇이고, 왜 스폰지밥이 ADHD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스폰지밥 전시회와 함께 둘러보자.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만한 아이?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아이?


 ADHD는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n Overview의 약자로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라고 불린다. 그러면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ADHD는 주의력도 결핍되어 있고, 과잉행동까지 있는 장애인가? 


 정확히 ADHD는 주의력결핍 우세형,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 복합형, 이 세 가지 하위유형으로 나뉜다. 즉, ADHD 아동들 중에는 특히 산만한 아이가 있을 수도 있고, 특히 충동적인 아이가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산만하면서 충동적인 아이가 있을 수 있다. 





Q. 산만하면 다 ADHD?


 우선 주의력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는 스폰지밥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만화 속 스폰지밥은 부주의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일상적인 일을 하다가도 잦은 실수를 하는 모습. 타인의, (특히 징징이의) 말을 전혀 경청하지 않는 모습. 중요한 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모습. 이 모든 증상이 ADHD 주의력결핍 우세형의 증상이다. 


 ADHD 아동들을 보면 부모의 큰소리에 혼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타인의 말에 경청하지 못하는 증상 때문에 부모가 큰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수업에 필요한 학용품을 매번 잊어버리고 가방이 매우 더러운 경우는 중요한 일들을 잊어버리고 체계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구체적인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DSM5 기준)


             세부적인 면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부주의한 실수           

             과제에서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없음           

             경청하지 않는 것처럼 보임           

             지시를 완수하지 못함           

             과제와 활동을 체계화하는데 어려움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기피하고 싫어하며 저항함           

             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잃어버림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짐           

             일상적인 활동을 잊어버림           



 아동의 경우 이 중에 6개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나타나야 한다. 단순히 남들보다 조금 집중을 못하거나 산만하다고 해서 바로 ADHD라고 진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Q. 분노 조절이 힘든데 그럼 ADHD?


 다음은 과잉행동, 충동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가 ADHD를 떠올리면 소리를 지르거나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모습이 생각날 수 있다. 그렇다면 ADHD는 분노 조절을 못할까? 


 사실 단순히 분노 조절을 못한다기보다는 행동이 과하고 충동 조절이 힘들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스폰지밥을 떠올려보자. 산만한 탓도 있겠지만 스폰지밥은 매우 (뚱이와 같이) 시끄럽다. 그 탓에 이웃주민 징징이는 매일 귀에서 피가...  쉬지 않고 움직이고 끊임없이 말을 한다. 또,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볼 수 있다. 이 모든 행동들이 과잉행동과 충동성에 해당한다. 


 ADHD 아동들을 보면 게임의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 모습이나 그 때문에 친구들과의 활동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곤 하다. 이 증상도 과잉행동과 충동성에 속한다. 


             손발을 가만두지 못하고 꼼지락 거림

             앉아 있도록 요구되는 상황에서 자리를 이탈함           

             부적절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름           

조용히 놀지 못함           

             끊임없이 움직임           

             지나치게 수다스러움           

             질문이 끝나기 전에 대답함           

             차례를 기다리지 못함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침해함           


 이 역시도 6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복합형의 경우 주의력결핍 증상과 합쳐서 6개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ADHD의 오해


 많은 사람들이 ADHD에 대해 옳지 않은 오해를 가지고는 한다.  주의 집중에 관해서 특히 그렇다.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Q. ADHD인데 TV나 게임에는 집중을 잘하는데 왜 그럴까요?


 흔히 ADHD는 공부나 과제에는 집중을 힘들어한다. 하지만 간혹 TV나 게임에는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할 때가 있다. 집중이 힘든 ADHD일 텐데 TV나 게임에는 어떻게 집중을 잘하는 것일까?


 ADHD의 주의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지루하거나 반복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 그렇기에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할 때 산만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TV나 게임은 자극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Q. ADHD는 집중 자체를 못하는 건가요?


 ADHD가 지속적 주의집중을 못하는 탓에 어쩌면 집중 자체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적절한 대상에 적절한 시간 동안 집중을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선택과 집중이 힘든 것일 수도.


 한 실험에서 ADHD 아동들이 주위에 장난감이 없을 때 TV에 더 잘 집중했다고 한다(Milich&Lorch, 1994). TV만 덩그러니 놓인 아무것도 없는 흰 방에서는 ADHD 아동들도 집중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기억력 검사를 했을 때 지시받은 대상에 대한 기억은 정상인이 ADHD 아동들보다 뛰어났지만, 그 외의 벽에 있는 포스터와 같이 관련이 없는 대상들에 대한 기억은 ADHD 아동들이 더 뛰어났다고 한다(Ceci&Tishman, 1984). 


 사람들에게 주의력은 정해진 한계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절한 대상에 주의력을 쏟는다. 하지만 ADHD 아동들은 그 적절한 대상을 선택함에 어려움이 있어 모든 대상에 주의력을 쏟기 때문에 산만해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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