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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둘셋 Apr 01. 2024

연재를 시작하며, 내 소개 어디쯤

90년대 중반,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시작해서 약 30년 가까이 이른바 '임금노동자'로 지내 왔다. 그러는 동안 몇 번의 이직을 했는데, 크게 보면 전반 10여 년은 민간 기업에서, 후반 약 15년은 공공 부문에서 일을 했다. 


90년대 대기업 신입사원 시절은 무척 고됐다. 기본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99%인 조직에서 여성으로 '존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가혹하다 싶을 정도였던 첫 직장에서의 '교육훈련'이 나에게는 굉장한 자산이 됐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물론 당시에는 몰랐지만. 


8년 만에 이직한 회사는 반대로 여성이 90%인 회사였다. 여성이 많으니 내게는 더 익숙하고 편안할 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직전에 다니던 곳과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가 너무나 달라서 고전했다. 두 회사를 경험하고 나서는 성별이 적당한 비율로 맞춰진 조직이 건강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리고 얼마 후 정부기관으로 옮기게 됐다. 여러 사정이 겹쳐서 진짜 일이 많았다. 회사라는 곳이 보통은 사람 때문에 힘들기 마련인데, 새 직장에서는 일이 많다는 자체로 정말이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민간 기업에서 느끼던 매출이나 실적 압박이 없다는 점 때문에 공공 부문이 훨씬 다닐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생짜 신입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나는 때로는 너무 더디다 싶게 또 때로는 너무 이르다 싶게 승진을 하고 관리자 경험을 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 홧김에 직장을 그만두고 막막했던 순간도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해고를 당하고 그 복합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몰라서 괴로웠던 시간도 있었다. "이젠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었고, "왜 꼭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싶을 때도 있었다.  


그간의 이런저런 경험을 돌아보고도 싶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어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연재해 보려고 한다. 


일러스트 Plyapong Saydaung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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