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국 날씨가 유난히 맑고 화창하다.
덕분에 사람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야외활동 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 영향인지 주말 도심은 평소보다 붐비고 생기가 돈다.
고풍스러운 성당 건물로 유명한 광장 한켠, 사람들이 모여 있다.
" No 트럼프"
" 극우 정치를 멈추라"
" 난민자들을 환영합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맞은편,
유니언잭 국기를 두른 채 상대를 향해 반대의견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무표정한 경찰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양 진영을 나누고 있는데,
구호 내용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라 다행이다.
지난주 도심에서는 2차 세계대전 유럽전승 80주년 기념일(VE DAY) 행사 일환으로,
광장 한편에서 당시 복장을 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춤을 추며 즐기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전단지를 나눠주며,
이스라엘 제품이나 미국산 친 이스라엘 제품 보이콧을 독려하고 있다.
아침 뉴스로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소식은 일상이 되어 버렸고,
지난주에는 영국총리가 이민자 유입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포해 안팎으로 뜨거운 논쟁 중이다.
평소 조용하던 동네에 여러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 정세나 영국 내 보수 정치인들의 행보가 바로 일상 속 피부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