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투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패밀리 투어인가?’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듯 아닌듯 알쏭달쏭한 단어다.
FAM Tours are hosted by travel destinations, restaurants and attractions to familiarize travel professionals with products and services that they feel will help the travel professional sell their destinations or services.
‘FAM Tour’ 혹은, ‘Familiarization Tour’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사전답사이다. 이런 일은 주로 전문 여행가나, 소셜 미디어의 높은 팔로워수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에게 의뢰가 들어간다. 나는 아무런 타이틀도 없는 Nobody임에도 우연한 기회로 팸투어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떠나기 전에 단톡방에 모인 사람들이 심상치 않았다. 여행책을 몇 권이나 출간한 작가, 여행 기자, 사진 작가, 홍보이사, 등등… 갑자기 산더미 같은 걱정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글도 못쓰고, 사진도 거지같이 찍는데, 어쩌면 이 투어를 소개해 준 이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여행지에 도착하고 보니 우려했던 대로였다. 작가들의 손에는 대단한 전문가용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들은 바로 포인트를 잡아 재빠르게 촬영을 진행했다. 심지어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그들의 홍보사진 촬영은 계속되었다. 똑딱이라고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를 가져온 사람은 나 혼자였다. 패키지 여행처럼, 하나의 관광지를 보고 나면, 곧바로 버스로 이동해 다음 스폿으로 갔다. 차 한잔 마시며 멍을 할 여유도 없었다. 왜냐하면 관광하러 온 것이 아니라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러 온 것이니까. 이해를 하면서도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 나는 좌불안석이었다. 다음부터는 못 따라오겠다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도 동시에 작가들과 대화를 하면 그것이 또 흥미로웠다. 전문적으로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들이라 경험도 풍부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즐거웠다. 과제 없이 이렇게 함께 여행만 다니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을 했다.
여행을 마치고는 합당한 후기를 적어야 했다. 실제로 좋다고 느꼈던 장소와 경험도 좋다는 말을 쓰기가 어색했다. 협찬으로 다녀온 여행이라는 사실이 계속 내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었다. 누가 이런 내 말을 들으면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청렴한 척을 한단 말인가?' 싶을 것이다. 이래서 나는 어디가서도 홍보 따위는 못할 성격인가 싶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옛말은 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