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중동_카타르에서 지낸다는 것(4)
한 달 중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바로 월급날이다. 하지만 그 설렘은 통장에 들어온 금액을 보는 순간, 의아함 혹은 아쉬움, 또는 분노로 바뀌곤 한다.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대출이자와 휴대전화 요금 등등 각종 생활비도 문제지만, 애초에 들어오는 액수가 마음에 안 든다. 세금 때문이다. 뭔 놈의 세금을 이렇게 많이 떼가는 건지, 분명 임금 명세서를 보면 세전 금액은 만족스러운데, 세금을 떼고 난 세후 금액은 심할 땐 앞자리가 다를 때도 있다.
카타르에서는 그런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된다. 카타르에는 세금이 없다. 놀랍지만 정말이다. 산유국의 위엄을 보여주듯, 들어오는 월급 그대로 통장에 꽂힌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경기장 건축을 비롯해, 도로 정비 등등 여러 준비 비용을 세금 없이, 오로지 국비로 해결했다고 한다. 카타르 생활을 이끌어주셨던 가이드님은 결혼 전 카타르항공의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카타르와 인연을 맺었다고 하는데, 카타르 항공 역시 세금 부과 없이 그대로 임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은 좀 많지만, 승무원들 사이에서 외항사 중에서도 중동 외항사가 인기가 좋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타르에 한류 문화가 지금보다도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 알 자지라에서 K-문화를 소개하는 한국 방송인을 뽑는다면, 일말의 망설임 없이 지원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