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판매왕 미국, 먹거리로 장식으로
가을 호박을 제일 잘 파는 나라가 미국일 것 같아요. 마트에 호박 가득한 건 당연하고, 호박 파이, 호박 케이크, 호박향 커피, 호박 향초, 호박 모형 등등 모든 것에 '호박'이 있습니다. 카페에서도 시즌 음료라고 하며 호박 스파이스 메뉴가 가득하고, 디저트 메뉴에도 호박호박 ㅎㅎㅎ
할로윈이 다가오니 이제 Pumpkin Patch라 하여 주차장, 농장에 호박 쌓아놓고 파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제철 채소를 먹거리와 장식용으로 팔면서 소비를 늘리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호박 가격은 트레이더 조스가 가장 저렴하게 $4.99였고, 다른 대형마트들은 $6.99, 펌킨 패치에서는 $8 이상이었습니다.
저희 집도 미루고 미루다가 호박을 샀습니다. 같은 숙소에 사는 일본 가족이 얼마 전부터 호박 하나를 대문 앞에 두었고, 이틀 전에 조각을 했더라고요! 호박 덕분에 그분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호박 팠네요?"에서 시작해서 "엔화가 너무 떨어졌어요. 원화는 어떤가요?"까지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호박 덕분입니다.
한국에서는 단호박으로 만들었었어요.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돌린 후에 하시면 훨씬 파기 쉽습니다. 미국 주황호박도 전자레인지에 좀 돌릴까 했는데 너무 커요 ㅋㅋㅋ 수박 크기라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늙은 호박처럼 아주 단단하지 않아서 팔만합니다.
호박파는 도구와 도안 키트도 팔아요
한 번 파볼까요? ㅎㅎ
1. 뚜껑부터 시작합니다. 뚜껑 모양을 선으로 긋고 쓱쓱 팝니다.
2. 씨앗을 긁어냅니다.
아... 둘째가 고른 호박이 겉에 약간 곰팡이가 났었는데 속이 이렇게 까맣습니다 ㅠㅠ 흥부 놀부에서 똥이 가득 찬 박이 터진 듯 눈물 한 바탕 흘렸답니다.
3. 도안을 호박에 붙이고 테두리를 따라 콕콕 찌릅니다.
도안에 1번부터 3번까지 번호가 있었어요. 순서대로 해야 좀 더 안전합니다 ^^
4. 본뜬 선 대로 1번부터 팝니다~! 그 후 초를 넣으면 더욱 그럴싸하답니다.
둘째가 썩은 호박의 멀쩡한 부분에 되는대로 조각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도안 없이 원하는 대로 눈, 코, 입을 쓱쓱 만들었습니다. 조각칼이 위험하긴 하지만 스스로 해보니 뿌듯한가 봐요. 그러나 이 호박은 이틀 만에 상태가 심각해져서 쓰레기통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ㅎㅎㅎ